스테이블코인이 활성화되면서 향후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종합 금융 플랫폼사로 부상, 은행과 증권사 등 전통 금융업을 위협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앞서 미국에선 스테이블 코인 관련 법안인 GENIUS Act가 통과되면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은행의 수익 모델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iM증권은 16일 보고서를 내고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보단 '가상자산거래소의 사업 다변화'가 향후 변화의 키"라고 짚었다.
즉 은행의 수익 모델 약화 우려는 단순히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의 등장 때문이 아니라 이를 실질적으로 유통 및 활용하는 가상자산거래소의 사업 다변화에 달렸다는 것이다.
이날 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달러 예치금과 국채를 담보로 발행하는 일종의 화폐 공급자 역할을 한다. 때문에 고객의 송금, 투자, 대출 행위를 촉진하는데 한계가 존재한다. 반면, 가상자산 거래소는 스테이블 코인을 활용한 파생상품, 커스터디, 결제, 대출, 토큰화 증권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 전통 금융업의 핵심 수익원들을 위협할 수 있다.
양현경 애널리스트는 "GENIUS Act 시행 이후 미국 시장내 USDT 퇴출이 예상되는데, 향후 어떤 스테이블 코인이 우위를 점할지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전략적 선택에 달렸다"고 전했다.
과거 USDT의 경우 Bitfinex, Binance, OKX 등의 거래소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또 USDC는 Coinbase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북미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가상자산거래소가 특정 스테이블 코인을 주요 거래쌍(Base Pair)으로 선택하면 해당 스테이블 코인의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네트워크 효과가 구축되는 구조다.
현재 GENIUS Act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가 스테이블 코인 투자자에게 직접 이자를 지급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지만 가상자산 거래소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금지하지 않는다. 이에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네트워크 효과를 구축하기 위해 가상자산거래소와 파트너십을 맺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이란 관측이다.
결국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종합 금융 플랫폼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코빗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의 가상자산 거래소 수익은 거래수익(98%), 기타(2%)로 아직까지는 단순하다. 반면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의 경우 거래수익(51%), 스테이블 코인(22%), 블록체인 리워드(14%). 대출 및 이자(6%), ETF 및 구독(8%)으로 수익 다변화가 활발해지는 추세다.
양현경 애널리스트는 "결국 가상자산 거래소의 사업 다변화는 은행, 증권, 자산운용사 등 전통 금융 중개기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가상자산거래소가 스테이킹, 블록체인 리워드를 제공하는 것은 은행 예금 이자나 예금 유치 경쟁과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다"며 "가상자산거래소 로빈후드(Robinhood) 역시 향후 기존 증권사의 수익모델을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로빈후드의 경우 유럽에 200개의 토큰화된 미국 주식, ETF, 비상장주식 상품을 출시한 가운데 연말까지 2000개 주식으로 확장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즉 거래시간 확대(7일, 24시간 거래), 결제 간소화, 비용 절감, 비상장주식 매매 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수익 모델을 잠식할 수도 있다.
양 애널리스트는 "요약하면 코인베이스, 로빈후드와 같은 가상자산 거래소는 단순히 가상자산거래소로서 역할하는 것이 아닌 향후 결제, 투자, 저축, 대출, 가상자산 거래까지 통합할 수 있는 종합 금융 플랫폼사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가상자산거래소의 사업 다변화는 은행, 증권사, 거래소, SWIFT 등 전통 금융업에 위협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