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투자 승률은 저평가 종목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나증권은 가치가 극심하게 저평가 돼있거나 실적이 받쳐주는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1일 이경수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연초에는 극심한 저평가 종목도 모멘텀과 밸류업이 기대된다"며 "가치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치주에 주목해야하는 배경으로 ▲매크로 환경 변화 ▲한·미 시장의 저평가 팩터 반등 ▲저평가 팩터의 1월 계절성 효과 ▲기관 장세 가치주의 만남을 제시했다.
먼저 이 애널리스트는 매크로 환경 변화로 미국의 금리 상승 압력을 꼽았다. 그는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의 상승 추세는 성장주 중심의 랠리에 제동을 거는 핵심 변수"라며 "장기 금리 상승은 성장주에 적용되는 할인율을 높여 밸류에이션 부담을 가중시키지만, 현금 흐름이 견고하고 장부가치 대비 저평가된 가치주의 상대적인 매력도를 높이는 동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미국 가치주-성장주 지수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수년간 이어졌던 성장주 우위의 국면이 올해 말부터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며 "금리 상승 흐름과 맞물려 글로벌 자금이 가격 메리트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과 한국 시장 모두 저평가 팩터 성과가 유의미하게 반등하고 있다고 봤다. 이 애널리스트는 "미국 시장은 과열된 빅테크 비중을 줄이고 실적이 뒷받침되는 저PER 종목군으로 수급이 분산되는 양상이 뚜렷하다"며 "한국 시장 역시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고도화와 주주 환원 정책 강화가 맞물려 그간 소외됐던 저평가 대형주들이 이익 리비전과 함께 팩터 스코어 상위를 점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년 1월은 역사적으로 저평가 팩터의 계절성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시기라고 짚었다. 이 애널리스트는 "지난 20년간 한국 시장의 1월 평균 팩터 성과를 분석하면, 가치 팩터 초과 수익 확률이 다른 팩터 대비 압도적으로 높았다"며 "연초 포트폴리오 재조정시 안전 마진을 확보하려는 시장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내년 시장에 대해선 기관 투자자 중심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 집행 가이드라인은 본질적으로 실적 가시성과 가격 정당성에 기반한다"며 "일반적으로 기관들은 연초 외에도 포트폴리오 구축 시 변동성이 높은 고성장주보다 밸류에이션 하단이 지지되는 가치주 팩터에 높은 가중치를 두는 경향이 있었다"고 풀이했다. 이는 저평가 및 고배당, 실적 상향, 목표주가 상향 팩터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의미다.
이 애널리스트는 주목해야할 종목으로 연초 밸류업이 기대되는 현대제철과 롯데쇼핑, 연말 계절성 탈피할 실적주로 기대되는 SK, 엔씨소프트, OCI홀딩스, 한온시스템, LG이노텍, HD현대중공업,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