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포스터를 붙이고, 전단을 돌리고, 기껏해야 옥외광고를 내건 것이 전부였던 공연마케팅 시장이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벗어나 디지털을 통해 소비되는 광고의 효과를 경험하면서, 공연계도 광고를 하나의 콘텐츠로 만드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런 시도가 가능했던 이유는 공연 시장의 성장으로 마케팅 홍보를 위해 쓸 수 있는 예산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공연계에서는 홍보를 위한 예산을 제작비의 10%로 보고 있다. 5~60억 정도의 제작비가 드는 대극장의 경우 홍보 마케팅에 쓸 수 있는 돈은 5억원 정도다.
시장 규모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비교할 수는 없지만, 영화와 공연의 예산을 살펴보면 공연마케팅이 얼마나 적은 돈으로 이루어지는지 짐작이 가능하다. 예산이 작은 영화의 경우는 보통 1~20억, 큰 영화는 3~40억의 홍보 마케팅 비용이 책정된다. 대극장 뮤지컬 홍보 마케팅 비용은, 작은 영화의 절반에 밖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공연 관계자들은 이 예산 안에서 최대의 효과를 끌어내기 위한 방법들을 고민한다.
CJ ENM 공연커뮤니케이션팀 박종환 부장은 “영화나 방송과 달리 공연의 경우 흥행이 된다고 해서 당장 극장을 늘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때문에 공연은 제작비가 정해져 있고, 벌 수 있는 수익도 정해져 있기 때문에 아무리 흥행을 한다고 해도 예산에는 큰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영상으로 제작되는 방송이나 영화와 달리 매체를 통해 홍보할 수 있는 것도 여의치 않다. 방송이나 영화의 경우는 작품을 편집해 영상 홍보물로 제작할 수 있다. 하지만 공연의 경우는 사전완성 자료가 상대적으로 적을 뿐만 아니라 가공할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해 전통적인 마케팅 범위에서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야 한다.
사진=유튜브 씨뮤 캡처
이런 상황에서 찾은 것이 바로 광고의 콘텐츠화다. 공연 제작사와 기획사, 홍보사는 전통 홍보수단을 유지하면서도,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활로를 찾아 나섰다. ‘회전문 관객’에 의존하는 시장구조의 한계를 느끼고, 새로운 관객을 찾기 위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된 움직임이다.
박 부장은 “지금은 유튜브나 SNS를 통한 타깃층이 중요한 시대다. 남녀노소할 것 없이 유튜브와 SNS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에 맞는 광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J ENM은 현재 유튜브에서 씨뮤(CJ MUSICAL)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이 채널에는 뮤지컬 속의 넘버를 소개하거나 배우들의 인터뷰를 실기도 한다. 사실 CJ ENM에서 제작하는 뮤지컬에 대한 홍보를 하면서 동시에 이를 하나의 콘텐츠로 활용하는 셈이다.
이와 동시에 쇼케이스나 연습 현장을 생중계하는 일도 종종 진행된다. 2015년 뮤지컬 ‘데스노트’가 뮤지컬 최초로 쇼케이스를 생중계 한 이후에 생겨났다. 최근에는 뮤지컬 ‘시티오브엔젤’ ‘아이다’가 네이버TV를 통해 쇼케이스를 생중계 했다.
결국 예산의 부족과 디지털의 발전이 결합해, 공연계만의 홍보 마케팅을 고민하게 만들었고, 또한 진화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