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리멤버')
[뷰어스=문서영 기자] 재벌 혹은 재벌가 자제들의 문제를 다룬 기사를 보면 처량해질 때가 있다. 가진 것은 많은데 그것이 모두 물질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남보다 많은 것을 누리고 살지만 이 사람은 과연 사랑받고 자랐을까, 사람과의 진짜 교류를 해본 적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 혀를 차게 되는 이들이 있다. 부에 대한 질투가 아닌 진심어린 동정심이었다.
이들도 그런 마음이 들었던 걸까. 최성애 박사와 조벽 교수, 두 사람은 경제적 가치를 최우선하며 '금수저 신드롬'만 조명받는 세상에 '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를 내놨다. 오히려 마음의 허기와 불안정한 인간관계에 허덕이는 이들을 두 사람은 '정서적 흙수저'라 칭한다.
경제 성장을 향해 쉼 없이 달려온 대한민국은 이제야 우리의 자화상을 들여다보고 있는 눈치다. 아시아 국가 중 1위인 이혼율, 성인 20명 중 1명은 우울증, 취학아동 4명 중 1명은 정서 불안, 늘어가는 아동 학대와 방치…. 괴로운 소식들은 지금 이 시대의 자화상이다.
두 저자는 한국 사회의 근간을 위협하는 이 문제들의 근원에 바로 ‘애착’이라는 심리학적 주제가 닿아 있다고 말한다. ‘애착(Attatchment)’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깊고 지속적인 유대감이자 생존본능으로, 특히 생애 초기 부모와의 안정적인 애착은 한 사람의 전 생애에 걸쳐 ‘정서’와 ‘관계 맺음’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어린 시절 애착손상을 입게 되면 그 파괴력은 매우 크며 사회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곧, 애착은 개인의 뿌리와 건강한 사회의 기초라 할 수 있다.
(사진='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 책표지)
그렇기에 두 저자는 애착손상의 위험성을 알리고자 30여 년간의 현장 경험과 최신 이론, 다양한 사례를 집약했다. 오늘 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는 애착 양육의 중요성과 이를 회복하기 위해 개인, 기업, 정부의 책임과 역할이 '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에 담겨 있다.
'돈'보다도 더 중요한 '정서적' 의미에서의 금수저 탄생은 환경적으로밖에 만들 수 없다. 두 저자는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다양한 행동들을 애착과 연결해 살피고, 어떤 유형이 있는지 또 정서적 금수저로 아이를 성장시키기 위한 구체적 방법을 제안한다. 특히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 자체가 행복한 사회 환경을 구축하고 애착의 질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최성애, 조벽 지음 | 해냄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