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독자 제공
농심이 세븐일레븐 편의점에 유통중인 일본산 오징어로 만든 과자(사진=독자 제공)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여론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보다 구체적인 정보와 행동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 대기업이 유통 중인 식품 내 식재료 원산지까지 추적해 이를 공유하고, 불매운동에 포함시키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농심, 롯데 등 대기업이 수입하거나 제조한 가공식품 내 원산지를 정리한 목록이 나돌고 있다. 공유가 시작된 지 일주일을 넘긴 시점, 이 게시물은 빠른 확산속도와 높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신빙성은 있을까. 기자가 확인한 결과 이 목록에 기재된 제품들의 원산지는 모두 일본이 맞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안전정보포털인 식품안전나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게시물은 국내 대형식품사 8곳의 일본산 재료 사용 현황을 정리한 것인데 제품의 수가 상상 이상이다. 특히 롯데와 농심의 경우 일본 현지제조업소에서 만든 제품이 많고 식재료 원산지도 일본인 경우가 많아 주목받고 있다. 농심의 경우 과자부터 시작해 카레 14종, 녹차 등 차 제품 6종이 일본산 재료를 사용한 것으로 지목됐다. 

롯데의 경우 주류 및 음료 상품이 압도적으로 많다. 주류는 32종, 음료도 10가지를 넘어선다. 체내에 빠르게 흡수되는 액체 상품에 일본산 재료들이 포함됐고, 아예 일본 현지서 제조된 제품이 많다는 것에 많은 이들이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농심과 롯데는 제과, 식품, 음료 등 여러 분야에서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기업이라 일본산 재료를 쓴 제품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깊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전문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불매운동 분위기와 맞물려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들이 "제품에 아주 소량으로 들어가는 첨가물까지도 따지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우려가 크다"고 토로할 정도. 이런 가운데 농심, 롯데 등은 그 수가 워낙 많고 종류도 다양해 철저히 선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롯데, 농심 로고
사진=롯데, 농심 로고

무엇보다 롯데, 농심 등 대형 식품사들의 일본산 재료 사용을 두고 국민 건강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일부 여론은 이 목록을 접한 후 "음식을 가려 먹어야겠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인다. 비단 일본불매운동 때문만은 아니다. 방사능에 대한 두려움도 포함된 모양새다. 이미 호주 등지에서는 내년 도쿄올림픽을 두고도 방사능 위험성을 언급한 바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방사능 검출 우려를 지적하며, 하물며 우리가 먹고 마시는 제품들에 일본산 재료가 들어간 것을 알고도 안심하고 먹을 순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양 그룹의 상황은 가히 좋지 않다. 롯데는 한국기업인지 일본기업인지 모르겠다는 비난에 휩싸인 상태가 지속되며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농심의 경우는 일본 요식업 프랜차이즈를 직영으로 운영하는 곳이 많아 논란의 도마 위에 올라와 있는데다 서해바다 환경오염을 언급하며 새우깡 주원료인 꽃새우를 국산에서 미국산으로 교체하려 했던 바 있기에 더욱 큰 비난에 직면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 사태를 언급하면서 국내 환경 오염은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일본 방사능 오염은 괜찮은 것이냐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본산 재료가 첨가된 식품들을 대량 유통 중인 롯데나 농심의 대응이 타사와 다르다는 점도 여론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일부 여론은 함유량 1%도 되지 않는 일본산 미강에 대해 국내 연구로 자구책을 마련하겠다는 CJ제일제당, 일본산 용기 사용을 줄이겠다고 약속한 오뚜기 등 발빠르게 대처하는 그룹들과 달리 두 그룹은 이렇다 할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