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이 차별화된 경영전략으로 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삼성증권)
"삼성전자를 사려면 삼성증권에 가야한다?" 지난해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 벌어지며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졌다. 그렇지만 삼성증권은 이 동학개미 덕분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증권의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은 작년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3년 연속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의 차별화된 전략과 리더십을 주목하고 있다.
24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장 사장은 지난 19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임기 연장에 성공했다. 삼성증권을 3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이익 증권사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은 것.
지난해 삼성증권은 연결 기준 영업수익 1조4926억원, 당기순이익 5076억원을 달성했다.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만 보면 2018년 3341억원, 2019년 3918억원(17.27% 증가), 2020년 5076억원(29.6% 증가)이다. 2018년 장 사장 취임 후 매해 사상 최대 순이익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손익계산서 기준 수탁수수료 부문에서 키움증권을 제쳤다. 특히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를 매수하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면서 계열사인 삼성증권의 고객도 함께 증가했다. 삼성그룹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봤다.
순익과 함께 삼성증권은 증권업계 최초로 개인고객 예탁자산 200조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에는 264조원 규모로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장 사장의 차별화된 경영전략이 삼성증권의 호실적을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장 사장은 영업 부문을 전면적으로 혁신하며 서비스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 2019년부터 ‘리테일과 본사 영업의 균형성장’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으며 IB, S&T, 리스크, 리서치 등 인력을 대거 확충하는 등 영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다.
또 리테일 부문의 경우 고객 눈높이에 맞춰 영업 채널을 혁신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현했다. 그 결과 삼성증권은 리테일과 IB·운용 부문의 순영업수익 비율이 50대 50을 기록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기록했다.
더불어 고객별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에도 집중했다. 업계 최고의 고객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초부유층 사업에서 전담 지점과 인력을 확충하여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확대해 왔다. 온라인으로 거래하는 자기 주도형 고객이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디지털 자산관리’ 강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리테일의 강점을 기반으로 IB·운용의 역량을 강화하고 부문 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지속가능한 균형 성장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트랜드를 읽는 장 사장의 리더십은 주요하게 작용했다. 장 사장은 삼성증권 유튜브 채널인 ‘삼성 POP’을 활용해 투자 정보 제공을 비롯 해외주식 마케팅을 활발하게 진행했다. ‘미스터 해외주식’, ‘주린이 사전’ 등 다양한 컨셉으로 투자 정보 콘텐츠를 강화한 삼성증권 유튜브 채널은 지난해 10월 구독자 10만여명에서 현재 구독자 91만여명으로 성장했다.
1995년 삼성증권에 입사한 장 사장은 리스크관리, 상품개발 등 회사 내 다양한 역할을 맡다 2018년 구성훈 전 대표 후임으로 대표에 취임했다. ‘정통 삼성맨’으로 불리는 장 사장은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의 균형 성장을 통한 체질을 개선한 역량을 인정받아 지난해 1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특별한 이슈도 나오지 않는 장 사장은 조용하지만 내실 있게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직원들과 토크쇼 형식의 격의 없는 시무식 진행, 전국의 직원들을 찾아가는 등 조직 안정화도 꾸준하게 노력 중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취임 이후 수익이나 경영이 안정적으로 바뀌면서 사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들으려고 하는 등 소통 방식도 개편해 트랜드를 따라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증권업계는 IB 부문의 회복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도 IB 부문에서 실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장 사장의 새로운 3년이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