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대표(자료=연합뉴스)
KT의 AI·디지털 전환(DX) 사업 부문 실적이 전년 대비 10.7% 성장하면서 이들의 디지코 전략이 순항 중이다. 다만 KT 한 임원(상무)이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혐의로 검찰에 소환되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구현모 대표를 비롯 KT 수뇌부에 피바람이 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KT의 미디어·콘텐츠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KT스튜디오 지니는 본사로 사용하기 위해 삼성 서초사옥 일부를 임대했다. 서울 강남에 본사 사무실을 마련하며 안정적으로 본격 사업을 시작한다는 포부다.
이들은 최근 콘텐츠 법인 KT 스튜디오지니를 신설해 오리지널 콘텐트 생산 계획을 발표했다. 수천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3년까지 원천 IP 1000개 이상, 드라마 IP 100개 이상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콕족이 늘면서 OTT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 같은 상황에서 KT가 본격적으로 OTT 시장에 진출하면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국내 이동통신사 가운데 유일하게 무선가입자가 감소하면서 본업을 잊은 기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이들의 콘텐츠 사업 확장을 향한 시장 기대는 높다.
다만 KT 고위급 임원이 과거 국회의원 불법 쪼개기 후원 혐의 참고인으로 검찰에 소환되면서 오너리스크 이슈가 급부상하고 있다. KT 황창규 전 회장 등 KT 고위급 임원 7명은 지난 2014년부터 4년간 총 4억379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19·20대 국회의원 99명에게 불법 후원금을 제공했다,
당시 해당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와 옵티머스 펀드 사기 등 굵직한 사건을 함께 맡았다. 이 때문에 KT 사건이 뒤로 밀렸고 해당 사건들이 최근 해결되며 KT 수사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수사 결과 KT 황창규 전 회장 등의 혐의가 밝혀질 경우 구현모 대표도 무사하진 못 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불법 자금 조성이 이뤄지던 당시 구 대표는 황 전 회장의 비서실장과 경영기획부문장을 지냈다. 해당 사건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동안 구 대표의 혐의가 밝혀질 경우 KT 대표석이 다시 공석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지난해 2월 구 대표 취임 당시 이사회는 ‘중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 과실이나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사회의 사임 요청을 받아들인다’는 조건을 걸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조건은 대표 재직 전에 발생한 사안에 대해선 적용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