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게 결론이 나지 않던 KT 황창규 전 회장 불법 정치자금 기부 의혹 수사가 다시 시작된다.(자료=KT)
2년 넘게 결론이 나지 않던 KT 황창규 전 회장 불법 정치자금 기부 의혹 수사가 다시 시작된다. KT 구현모 사장도 같은 혐의를 받고 있다. 구 사장은 임기 중 과실이 인정되면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조건으로 선임됐다. 구 사장이 취임 1년 만에 자리를 떠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일 KT 새노조는 KT 불법 정치자금 기부 의혹 사건 고발 당사자로서 뒤늦게나마 검찰 수사 재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경찰이 수사를 시작한 이래 4년째 검찰이 수사 결론을 내지 않아 사건 지연을 통한 봐주기 수사의 대표적 사례였다는 지적이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2018년 KT 황창규 전 회장을 비롯해 전·현직 임원 4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회사 돈을 횡령해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다. 당시 혐의를 받던 임원중에는 구현모 사장도 포함됐다.
이들은 지난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19·20대 국회의원 99명의 정치후원회 계좌에 회사 돈 4억4190만원을 불법 후원한 혐의를 받는다. 정관계 인사들에게 경영 고문 자리를 준 뒤 각종 로비에 활용한 의혹도 있다.
당시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법인자금으로 주유상품권 등을 구입한 뒤 이를 되팔아 현금화하는 상품권 깡 수법으로 총 11억5천만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비자금에서 후원금을 제외한 나머지 7억여원은 경조사비나 접대비 등으로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KT는 KT는 1인당 국회의원 후원 한도 500만원을 맞추기 위해 임직원 29명을 동원했다. 1인당 후원금을 낮추기 위해 쪼개기 후원 방식을 사용한 것이다. 일부 직원은 가족이나 지인 명의까지 빌린 것으로 추정된다.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 송치됐는데 담당검사가 자주 변경되며 수사에 진척이 없었다. 사건 고발인인 KT 새노조는 이에 대해 특별한 이유 없이 수사를 장기화하는 봐주기 식 지연수사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지지부진하던 검찰 수사가 2년 만에 재개된다. 검찰은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만큼 올해 안에 수사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사 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으나 연말 전 수사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입장이다.
검찰은 현재 황 전 회장의 불법 정황과 뒷받침 증거 및 진술 등을 확보한 상태로 알려졌다. 멈췄던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이면서 구현모 사장의 거취를 향한 관심이 높다.
지난해 구 사장 KT 대표이사 사장직 선임 당시 ‘임기 중에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 또는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지면 이사회의 사임 요청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조건이 걸렸기 때문이다. 수사 재개에 따라 구 사장의 혐의도 밝혀진다면 사장직을 떠나야 한다.
KT 새노조 관계자는 “2.KT 이사진은 구현모 체제를 조건부로 출범시키며 약속한대로 관련성이 확인되어 또 다시 CEO 공백 상태가 발생할 것에 대한 대비책을 논의해야 한다”며 “동시에 전 현직 CEO가 범죄 관련성이 확인되어 기소될 경우 CEO의 사임뿐 아니라 무리한 조건부 CEO 추천을 강행한 이사회의 책임에 대해서도 깊은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