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SK텔레콤 박정호, LG유플러스 황현식, KT 구현모 대표(사진=각 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KT 등 이동통신 3사가 올해 1분기 총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과 미디어 콘텐츠, 메타버스 등을 새 먹거리로 삼고 관련 사업에 힘을 쏟은 결과다. 새로운 산업 영역인 이들의 신사업은 대중에게 생소했지만 최근 일상에 가까워지며 존재감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통신 3사가 기세를 몰아 신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초 AI컴퍼니로의 혁신을 선언하고 사람 중심의 AI라는 이념을 정립했다. 최근 AI 챗봇 이루다는 AI 분야의 윤리 문제를 야기했다. AI가 사람에게 해를 입힐 수도 사회적 가치를 망가뜨릴 수도 있는 시대인 것이다.
일찍이 SK텔레콤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했다. 지난해에는 2조원에 달하는 사회적가치 창출에 성공했다.
지난달에는 티움 온택트 투어를 시작했다. 30년 뒤 원격의료 등 차세대 헬스케어 기술이 망라된 의무실과 우주3D 메디컬 프린터와 감각 통신 등을 활용한 원격 수술, 3D 영상회의를 지원하는 홀로그램 회의실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감염병으로 비대면 일상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진료와 수술 등 원격으로는 어려운 기술이 발목을 잡는다. 대면을 하지 않고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큰 불편이 있는 것이다. 사람 중심의 AI컴퍼니로 혁신하고 있는 SK텔레콤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 생활을 크게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일찍이 탈통신을 선언하고 미디어 콘텐츠 사업 등 신사업에 집중한 이들과는 달리 LG유플러스는 이렇다 할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다 올해 황현식 사장 체제로 전환하면서 스마트팩토리·자율주행 등 신사업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확장현실(XR) 콘텐츠를 공개하면서 메타버스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9월 출범한 국제 5G 연합인 ‘확장현실(XR) 얼라이언스’ 의장사를 맡고 있다. 일각에선 현재 통신 3사 중 메타버스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곳이 LG유플러스라는 말도 나온다.
지난 16일 발표한 신규 VR 콘텐츠가 이 같은 평가에 무게를 더한다. 이번에 공개된 콘텐츠는 스페이스 익스플로러즈: 더 ISS 익스피리언스 에피소드 2탄이다. 우주선에서의 식물 재배, 국제 우주정거장(ISS)에 전달되는 태양의 열기, 우주 비행사의 무중력 식사 등 다양한 영상을 담았다.
이들은 또 5G 통신망을 이용한 무인 크레인 스마트항만,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생산품의 불량을 검출하는 AI 비전검사, 자율주행로봇 등을 발표하며 미래 사업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1분기 플랫폼 사업에서 깜짝 성과를 달성한 KT도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플랫폼, 미디어, 금융 부문에 집중해 디지털 플랫폼 전문 기업으로의 변신을 목표하고 있다.
최근 지니뮤직은 최대 주주인 KT가 보유한 주식을 전량 현물출자해 KT 시즌을 설립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KT가 자회사 현물출자를 통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회사 시즌을 전문법인으로 독립시켰다. 미디어 콘텐츠 분야 역량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이들은 올 초 KT 스튜디오지니 설립을 시작으로 미디어 콘텐츠 사업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6일엔 가족 드라마 형식의 새로운 광고 캠페인 ‘쓸모네 가족’ 시리즈를 론칭했다.
‘올레 tv 키즈랜드’ 등 KT의 다양한 키즈 서비스를 한 가족의 일상 에피소드를 통해 광고하는 것이다. 가족 드라마 형식으로 제작돼 소비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서비스를 홍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증권 김현용 연구원은 “IP, 제작, 유통에 이르는 미디어 밸류체인 분사 완료로 탈통신 본격화에 따른 리레이팅(똑같은 이익을 내더라도 주가는 더 높은 수준에서 형성)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