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 일대 모습(사진=네이버 지도)
하반기 서울 도시정비사업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북가좌6구역의 시공사 선정이 미뤄졌다. 시공권을 놓고 다투는 DL이앤씨와 롯데건설의 물밑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인 탓이라는 지적이다. 양사는 코로나19로 대면 홍보가 어려운 만큼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공중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북가좌6구역재건축 사업 조합 측은 13일 본지와 통화에서 오는 14일 예정된 시공사 선정 총회를 28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조합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내일 열릴 예정이었던 시공사 선정 총회를 28일로 연기했다"며 "향후 시공사 선정을 또 미루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롯데건설과 DL이앤씨의 수주전이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자 구청이 직접 나서서 불법 홍보 행위에 대해 경고한 상황이다. 시공사 선정이 지진부진할 경우 조합 피해가 우려돼 오는 28일 시공사 선정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시공사 선정은 미뤄졌으나 기존 사업 제안서에 변화를 줄 수는 없다. 사업 제안서를 제출한 DL이앤씨와 롯데건설은 기존 내용대로 경쟁을 해야 한다.
조합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이 미뤄졌다고 사업 제안을 새로이 할 수 없다"며 "그렇게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양사의 물밑 작업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조합원을 상대로 한 대면 홍보도 어려운 까닭이다. 기존 사업 제안 내용을 더욱 세밀화하거나 사업 내용의 실현 가능성을 강조하기 위한 홍보전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제안이 대표적이다. DL이앤씨는 당초 '드레브 372'라는 새로운 브렌드를 내세워 수주전에 참여했으나 지난 5일 조합 온라인 합동설명회에서 '아크로 드레브 372' 제시로 방향을 틀었다.
롯데건설이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인 '르엘'을 앞세운 만큼 맞불을 놓은 것으로 풀이 된다.
'르엘'을 제안한 롯데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에 걸맞는 단지를 만들고 자사 복합사업 개발 역량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DL이앤씨의 '아크로' 적용을 두고 일각에서는 입찰 조건 위반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존 사업 제안서와는 다른 내용이라는 지적이다.
서대문구가 직접 수주 과열 양상에 대해 허위·과장 및 불법 홍보행위 방지에 나선 상황이다. 구청 측에도 DL이앤씨의 브랜드 변경 관련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DL이앤씨는 기존 제안서에 '아크로' 적용을 조합과 협의 후 선택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이미 담았다는 입장이다. 기존 사업 내용을 구체화했다는 해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