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사옥 전경 (사진=현대건설)

국내 건설사 '빅3'가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실적 관련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건설은 그동안 해외에서 일회성 비용으로 고전했으나 이번 실적에서는 해외 부문에서 성장세가 확인됐다. 하지만 삼성물산과 GS건설은 일회성 비용 발생 반영으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지난 22일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영업이익 22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58%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4조3519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기 순이익은 1486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66%, 76.97% 늘었다.

현대건설은 국내 주택사업과 해외 사업 모두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분양시장 호조에 따라 국내 주택 부문 수익성이 높아졌다. 해외 부문에서는 사우디 마르잔 플랜트 공사, 카타르 루사일 프라자 등 대형 프로젝트 현장의 매출 본격화로 수익성 개선도 이뤄지고 있다.

또 해외 현장 공장 본격화와 국내 주택 사업 호조 외에도 그동안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던 일회성 비용 발생도 눈에 띄지 않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3분기 경영실적 상승세를 연말까지 이어가 중·장기 안정적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시장신뢰를 유지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지난 2분기에는 싱가포르 마리나 사우스 개발 관련 본드콜(보증금 반환)이 발생해 8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돼 다소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박형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3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다"며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재평가와 신규투자 관련 모멘텀, 안정화된 실적과 신규 주택 분양 확대에 따라 최소 2024년까지 성장하는 영업이익, 현금흐름 개선, 수익성이 높진 않지만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해외 부문 등을 감안해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1300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2540억원이 줄어든 141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발목을 잡은 것은 국내 석탄 발전 프로젝트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국내 석탄발전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원가 증가 등으로 일시적인 손실이 발생했다"며 "현재 공정률 약 80%를 넘어 잔여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비용 증가 요인을 3분기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 3분기 실적에 대해 “쇼크의 원인은 강릉 안인 석탄발전소 관련 손실 약 2000억원을 선반영했기 때문이다"라며 "국내의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이기 때문에 하도급업체들과의 비용분담 논의가 원만치 않고, 민원 등 다양한 추가비용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공정율이 80% 이상이고 예상 가능한 추가비용을 선제적으로 계상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대규모 관련 손실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GS건설은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2조1720억원, 영업이익이 152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작년 동기대비 매출은 6.3%, 영업이익은 27.3% 각각 감소했다.

영업이익 급감 배경에는 바레인 LNG터미널 현장 정산 문제로 1400억원 가량의 일회성 비용 반영이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해당 사업 비용은 향후 적절한 절차를 거쳐 환입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면서 “3분기에 1400여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영업이익에서 빠진 것을 감안하고도 1520억원의 영업 흑자를 기록해, 일회성 비용을 뺀 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개선됐다”고 말했다.

다만 건축·주택 매출 부문에서는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다. 건축·주택부문 매출은 올해 3분기 1조6040억원을 기록했으며 매출 총이익률도 20.3%를 기록했다.

조영환 키움증권 연구원은 "플랜트·인프라 부문에서 예상치 못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점은 다소 아쉬우나 건축·주택 부문의 매출 성장세와 양호한 수익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며 "플랜트 부문의 외형을 다소 축소하면서 수익성 높은 사업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 높은 건축·주택, 신사업 부문의 성장과 더불어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