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전(현지시각)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멕시코 대통령궁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대통령을 만났다. 이 부회장은 오브라도르 대통령에게 '2030 세계박람회(세계엑스포)'가 부산에서 열릴 수 있도록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사진=트위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추석 연휴 기간이나 그 이후 ‘부산 엑스포 유치’ 홍보 활동과 ‘해외 사업장 격려’에 나선다. 삼성그룹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도 ‘부산 엑스포’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 이재용, 신임 영국 총리 만날 듯…해외 사업장도 방문 전망
11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추석 연휴 기간이나 그 이후 영국을 비롯한 유럽, 북중남미 등으로 출장을 떠날 예정이다. 최근 정부는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이 부회장을 대통령 특별사절(특사)로 임명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지난 8일(현지시간) 이 부회장은 가장 먼저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멕시코 대통령궁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대통령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오브라도르 대통령에게 ‘2030 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했다.
이 자리에는 조홍상 삼성전자 중남미총괄 부사장, 박태준 삼성엔지니어링 멕시코 지점장도 배석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새로 취임한 영국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와 면담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공식적인 발표가 있지는 않았지만 앞서 지난달 30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재용 부회장도 9월 추석 임박해서는 아마 구라파(유럽) 쪽에 출장을 가서 몇 나라 돌면서 유치 활동을 해주실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트러스 영국 신임 총리가 취임 후 얼마 안됐기 때문에 영국 현안에 더 집중하면서 이 부회장과의 만남이 늦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부회장의 해외 방문 일정으로 추석 기간이 거론된 이유는 매주 목요일마다 있는 이 부회장의 재판이 추석 연휴 기간인 9~12일에는 휴정하기 때문이다. 이에 추석 일정을 활용해 해외 출장을 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 부회장은 이전에도 설이나 추석 연휴기간이나 그 이후에 해외 사업장을 다녔다. 지난해에는 재판과 현안 업무 등으로 연휴에 출장을 가지 않지만, 지난 2020년에는 추석 연휴 이후 네덜란드 ASML 본사를 방문했다. 2019년에는 추석 연휴에 사우디아라비아 삼성물산 건설 현장을 찾았다.
이 부회장은 엑스포 유치 활동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 등 삼성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며 임직원을 격려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이 부회장은 복권 후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삼성SDS 잠실캠퍼스, 삼성엔지니어링 등을 돌며 사업 현황 보고를 받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같은 일환으로 해외 방문 시에도 사업장을 돌며 중요한 업무 만남이나 임직원 격려에 나설 가능성이 예상된다.
특히 이 부회장이 영국을 방문하면 엑스포 유치 홍보 활동뿐 아니라 세계적인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ARM 공동인수를 위한 논의도 진행될 가능성이 나온다. ARM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머리에 해당하는 중앙처리장치(CPU)와 AP칩 설계 핵심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ARM의 AP 기술을 사용한 제품은 전 세계 89%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회사의 소유는 손정의가 대표로 있는 소프트뱅크다.
지난 7월19일 방탄소년단(BTS)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맨 앞줄 왼쪽부터) 박형준 부산광역시장, 한덕수 국무총리,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와 (뒷줄 왼쪽부터) BTS 멤버 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 최태원·정의선·구광모 등 재계, 엑스포 유치 민간위 해외 활동 나서
이 부회장뿐 아니라 SK·LG·현대차 등도 ‘부산엑스포’ 유치에 적극적이다. ‘엑스포’는 올림픽과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대형 글로벌 행사로 꼽히고 있다. 정부는 총력을 다해 기업총수까지 동원해 ‘부산엑스포 민간위원회’에 선정해 유치 활동에 투입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부산엑스포’를 위해 기업별로 전담 국가를 지정해 유치 활동을 분담했다. 삼성이 가장 많은 31개국을 맡았다. 이어 SK 24개, 현대차 21개, LG 10개, 포스코 7개, 롯데 3개 등의 순으로 담당한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이달 중 일본을 방문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홍보 활동에 나선다.최 회장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5년 엑스포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도 방문해 현장을 살필 계획이다.
LG가 운영하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홍보영상이 송출되고 있는 모습 (사진=LG전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담당한 해외 지역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들은 행사가 있을 때마다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나서고 있다. LG그룹은 LG전자 베스트샵 400곳이나 LG유플러스 대리점 200곳 등 계열사의 전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유치 지원에 나서고 있다.
삼성은 삼성전자 디지털프라자 전국 매장과 스포츠가 열리는 곳에도 현수막을 설치해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나서고 있다. 최근 독일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IFA에서도 대형 스크린을 통해 이러한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나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