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재위 70년의 윈저 왕조 제4대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96세로 서거했다. (사진=The Royal Household, 영국 왕실)
영국 재위 70년의 최장 집권 군주였던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96세로 서거했다. 큰 아들인 찰스 왕세자가 찰스 3세로서 국왕 자리를 계승한다.
8일(현지시간) 오후 영국 왕실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공식 밝혔다.
여왕은 밸모럴성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이틀 전인 6일에만 신임 총리를 임명하는 등 건강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의료진은 7일 오후 왕실에서 여왕이 휴식 권고로 저녁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8일 아침 의료진은 다시 여왕의 건강이 염려스럽다고 발표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왼쪽)이 96세로 서거했다. 여왕과 부군 에든버러의 공작 필립 마운트배튼 생전 모습 (사진=The Royal Household, 영국 왕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올해 초 코로나19에 감염된 바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남편 필립공을 하늘로 떠나보내면서 여왕은 급격히 쇠약해졌다. 최근 들어선 거동이 불편해 지팡이를 짚거나 일정을 취소하는 일도 잦았다.
영국 여왕은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지난 1999년 영국 왕으로선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양국이 지난 1883년 수교한 지 116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여왕은 안동에서 생일상을 받고 사과나무를 심었다. 이후 안동 하회마을, 서울 인사동 거리, 이화여대를 방문해 한국 전통문화 한국 국민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살펴봤다.
여왕의 국장은 서거 후 10일째 되는 날 치러질 예정이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96세로 8일(현지시간) 서거했다. 사진은 지난 1999년 한국을 방문한 당시 안동 하회마을에서 생일상을 받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영국 왕실은 찰스 왕세자가 국왕 자리를 이어받아 찰스 3세로 즉위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찰스 3세의 즉위식은 몇 개월 후에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찰스 3세는 성명을 통해 “친애하는 나의 어머니 여왕의 서거는 나와 가족들에게 가장 슬픈 순간이다. 우리는 소중한 군주이자 사랑받았던 어머니의 서거를 깊이 애도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애도와 변화의 기간, 우리 가족과 나는 여왕에게 향했던 존경과 애정을 생각하면서 위안을 받고 견딜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는 “여왕은 세계인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았다”면서 “여왕은 우리에게 안전감과 힘을 줬고, 영국의 정신이었다”며 깊은 애도를 나타냈다.
각국 대통령의 애도도 이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부인 질 여사와 함께 성명을 내고 “여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 존엄한 지도자였다”며 “기반암과 같은 미국과 영국의 동맹을 지속 심화시켰다. 그녀는 우리의 관계를 특별하게 만들었다”고 애도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