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서면서 방산 분야와 LNG·수소 등 친환경 분야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전망이다. 사진은 한화그룹 본사 모습 (사진=한화그룹)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성공할 경우 방산 분야와 LNG·수소 등 친환경 분야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한화그룹은 지난 2008년에 이어 올해 다시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선다고 밝혔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를 산업은행으로부터 확보하기 위한 경쟁 입찰과 심사, 해지 등의 내용을 담은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이날 체결했다”며 “산업은행과 향후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기본합의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핵심역량을 대우조선의 설계와 생산 능력과 결합해 회사의 조기 흑자전환, 방산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 ‘글로벌 메이저’로 성장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화그룹 측은 “방산, 제조, 기계, 수주, 체계종합 등 사업 성격이 유사하고 최근 사업호조로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각각 1조원과 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기반으로 그룹의 신성장동력에 투자하고 있는 한화임팩트파트너스 4000억원, 한화에너지의 자회사 3곳 1000억원) 등 모두 6개 계열사가 참여한다”고 덧붙였다.
투자사들은 상세 실사 뒤 공정한 경쟁을 거쳐 최종 인수자로 선정되면 올해 11월말쯤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11년 인도네시아 국방부로부터 수주한 1400톤급 잠수함 3척 중 2번함 (사진=대우조선해양)
■ 대우조선에 R&D 투자로 ‘미래 방산기술’ 확보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로 ‘빅 사이클’ 초입에 진입한 조선 산업에 진출하는 것을 넘어 그룹 주력인 방산 분야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지정학적인 위기로 한국 무기체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통합 방산 생산능력과 글로벌 수출 네트워크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선 한화디펜스와 11월 합병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해양 방산의 강자인 대우조선 인수로 기존의 우주, 지상 방산에서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추고 관련 유지보수 시장에도 진출할 구상이다.
또한 중동, 유럽, 아시아에서의 고객 네트워크를 공유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의 무기체계와 대우조선의 주력 방산제품인 3000톤(t)급 잠수함·전투함의 수출 협력도 기대된다.
대우조선에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 확보한 미래 방산 기술을 민간상선에 적용할 수도 있다. ‘함정의 두뇌’ 역할을 하는 전투체계(CMS)를 대한민국 해군 함정에 사실상 100% 공급하고 있는 한화시스템의 해양첨단시스템 기술이 대우조선의 함정 양산 능력과 결합되면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 개발역량도 확보할 수 있다.
한화 관계자는 “이미 잠수함에 친환경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탑재한 한화디펜스의 기술을 향후 수요가 급증하는 친환경 선박에 적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이중연료추진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 에너지의 ‘생산-운송-발전’ 밸류체인 구축…LNG, 전 영역 사업확대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을 품으면 친환경 에너지 사업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한화그룹은 에너지 전환의 ‘브릿지 기술’로 평가 받으면서 최근 가격이 급등한 액화천연가스(LNG) 분야에서도 대우조선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한화그룹은 이미 LNG를 미국에서 수입해 통영에코파워가 발전하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여기에 대우조선의 LNG해상 생산 기술(FLNG)과 운반(LNG운반선), 연안에서 재기화 설비(FSRU)까지 더해지면 LNG 관련 전 분야 사업을 확장하게 된다.
한화그룹과 대우조선의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도 구축할 수 있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생산과 발전사업, 한화임팩트의 수소혼소 발전기술, ㈜한화의 에너지 저장수단으로서의 암모니아 사업 등을 대우조선의 에너지 운송사업과 연결하면 ‘생산-운송-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대우조선이 경쟁력을 갖춘 해상풍력설치선(WTIV)은 한화솔루션의 미국과 유럽에서, 한화건설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해상풍력 발전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를 마친 선박을 진수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 우호적 경영환경·41조원 물량 통해 ‘조기 흑자전환’…지역사회·노조 상생
한화그룹은 최근 LNG선을 중심으로 노후선박 교체수요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선박의 신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대우조선의 조기 흑자전환을 목표 달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우조선은 이미 저가로 수주한 물량을 상당부분 해소하고 있다. 향후 3년 반~4년간 일감인 288억 달러(약 41조원)의 수주 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또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방산 수출 확대와 해상 풍력 진출, 친환경에너지 운송 시장 확대 등 새로운 사업이 추가되면 조기에 ‘턴 어라운드’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단순한 이익 창출 수단을 넘어 투자와 일자리 창출, 지역사회와 상생 등 지속 가능한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인수합병(M&A)의 성공경험을 축적한 한화그룹은 노조와의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신뢰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노사 관계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 측은 “이번 인수는 그룹의 사업적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뿐 아니라 국가 기간 산업에 대한 투자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사업보국 정신으로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