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통째로 인수하면 공정자산이 90조원대로 커진다. 재계 순위 6위인 포스코와의 격차를 5조원 이내로 좁히며 순위 바꿈을 노려볼 수 있게 된다. 대형 인수합병(M&A)을 잇따라 성공하며 그룹을 성장시켜온 김승연 회장의 승부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한화그룹)
2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지난해 말 기준 공정자산 80조3880억원으로 재계 7위다. 지난 2018년 재계 순위가 8위에서 7위로 한 계단 상승한 이후 줄곧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공정자산은 11조4150억원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공정자산은 91조8030억원으로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6위인 포스코(공정자산 96조3490억원)과의 격차를 4조5460억원으로 줄이게된다. 8위인 GS그룹(76조8040억원)과는 14조원 가량으로 차이를 확대한다.
한화그룹은 태양광에 미래 성장 동력으로 여겨지는 방산, 우주 분야를 사업의 한 축으로 키우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잠수함 등 방산 부문을 강화하면 6위로 올라서는 건 시간 문제가 된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한화그룹은 앞서 2008년 대우조선해양을 6조원에 인수하려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며 자금조달 등 문제로 포기했다.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인수가는 2조원 규모다. 양측이 체결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앞으로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49.3%의 지분과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원), 한화시스템(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1000억원) 등이 유증에 참여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현금성자산은 6월 말 연결기준 2조1000억원이다.
한편,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1981년 29세 나이로 총수에 오른 후 중요한 시기에 M&A를 통해 그룹의 외형을 확대해왔다.
회장 취임 1년 만에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을 인수해 석유화학사업을 강화했다.
이어 1985년 정아그룹(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이어 1986년 한양유통(현 한화갤러리아), 2002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을 인수했다.
2015년 삼성과의 빅딜로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성탈레스(현 한화시스템), 삼성종합화학(현 한화종합화학), 삼성토탈(현 한화토탈)을 인수한데 이어 2016년에는 두산DST(현 한화디펜스)를 품에 안았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태양광, 방산 등 제조분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이 금융, 삼남 김동선 상무가 호텔·리조트·유통 사업을 각각 이끌며 후계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