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이 지난 3월17일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 55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
최근 포스코그룹이 회장과 임원들에게 100억원대의 주식을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고, 태풍 힌남노 피해를 복구하고자 전직원이 노력했음에도 임원들만 보상을 받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포스코 창업 원로들도 성토하고 나섰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최정우 회장과 주요 임원들에게 합산 약 100억원어치의 자사주 2만7030주를 지급했다. 이는 스톡그랜트 제도에 따른 것이다.
최 회장은 1812주를 받아 이들 임원 중 가장 많았다. 최 회장이 받은 주식 1812주는 지난 12일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 주식 종가(40만6500원) 기준으로는 약 7억3600억원 어치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자사주 상여금은 지난 3월17일 공시한 포스코홀딩스 및 사업회사 임원에 대한 주식보상에 따른 주요사항 보고서(자기주식 처분 결정)에 따라 지급받은 포스코홀딩스 주식회사의 보통주”라고 밝혔다.
포스코 원로들 특별 성명서 (출처: 2대 회장 황경로, 전 사장 및 상공부장관 안병화, 전 거양상사 회장 이상수, 전 부사장 여상환, 전 업무이사 안덕주, 전 포스코개발 사장 박준민, 전 포스콘 사장 김기홍 외)
포스코그룹이 어려운 경영 상황에서 스톡그랜트 지급이 적절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해 7월 전 세계 경기침체 속 전사 차원의 비상 경영을 선언했다. 이후 9월에는 태풍 힌남노로 인해 포항제철소가 침수 피해를 당하면서 전례 없던 ‘올스톱’ 사태를 겪기도 했다.
이로 인해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포스코홀딩스의 영업이익은 4조8501억원으로 전년대비 47.5% 감소했다.
더구나 지난해 태풍 피해로 전 직원이 포항제철소 복구를 위해 투입됐지만, 스톡그랜트는 임원들에게만 지급되면서 뒷말이 많다.
최근 포스코 창업 요원들과 원로들은 특별성명서를 내고 “최근 스톡그랜트 소식은 심한 엇박자이고 괴리감이 든다”고 성토했다.
성명서에서 원로들은 “태풍 힌남노 수해 극복에 구슬땀 흘리는 직원들을 향해 비상시기이니 장갑 한 켤레, 단돈 천원도 아끼자고 다그쳤던 최정우, 김학동 등 경영진이었다”면서 “전년 대비 영업이익 반토막에도 직원들 모르게 자사주를 수억원씩 나눠가졌다. 도덕적 해이와 경영리더십 실종에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여상환 전 포스코 부사장은 “현 포스코 상황에서 스톡그랜트에다 엉뚱하게도 책임경영을 갖다 붙였다”며 “직원들이 비웃는 그런 자해 방패는 내려놓고 책임 통감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임기 보장보다 책임 통감이 우선이다. 포스코에는 심기일전이 시급하다”며 “경영리더십을 혁신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인해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물에 잠긴 모습. 포항제철소 연주공장에서 직원들이 진흙을 퍼내고 있다. (사진=포스코)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올해 스톡그랜트를 도입하기로 하고 보상 예정 주식을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공시한 사안”이라며 “S&P, DJSI, MSCI 등 ESG 평가 시 주요 경영진의 주식보상 정책도 평가하고 있어 임원들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고자 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재직 기간 중 회사 주식을 의무보유하도록 유지해 임원 보상과 주주와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