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산성역자이푸르지오 단지 전경 및 부동산 시세. (자료=정지수 기자)
"여기 단지 분양권 시세는 최소 7억 8000만원에서 7억 9000만원이다. 전용 59㎡를 산다고 하면 무조건 8억원은 생각해야 한다."
6일 방문한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에 위치한 산성역자이푸르지오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업체 관계자가 말했다. 이 단지 특정 타입이 4억원 가량에 거래했다고 신고한 것에 대해 그는 "그건 자전 거래 아니면 자기들끼리 특정 업체 껴서 다운계약서 쓰고 그런거다"라고 주장했다.
오는 10월 입주 예정인 산성역자이푸르지오는 신흥2구역 재개발을 통해 총 4774세대로 재탄생하는 단지다. 지난 2020년 5월 착공 이후 같은 해 8월 11일 일반 분양에 나섰다. 당시 최고 분양가는 5억4700만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초 '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도권 전매 제한이 최대 10년에서 3년으로 대폭 줄고 입주가 임박하면서 분양권 거래가 잇따르기 시작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산성역자이푸르지오 11층 전용 59㎡는 지난달 1일 7억9242만원에 거래됐다. 그 전날인 5월 31일에도 같은 층, 같은 타입이 8억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일정한 매매가가 형성되지 않고 가격은 널뛰기를 거듭했다. 6월 6일에는 1층 전용59㎡가 5억2180만원에 거래되는가 하면 같은달 30일에는 4억6680만원 거래도 이뤄졌다.
그러나 인근 대부분의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해당 타입 분양가를 대부분 8억원으로 소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급매물이나 저층 환경에 따른 거래가 차이도 아니라는 게 공인중개사의 공통적인 증언이다.
단지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층수에 따른 가격 차이는 보통 10% 내외를 넘지 않는다"며 "급매물은 확실히 없다"고 말했다.
산성역자이푸르지오 최근 거래 내역. (자료=아실 캡처)
업계에서는 최근 과중한 양도세 부담으로 매수자가 양도세를 부담하는, 이른바 '손피'를 넘어 '다운계약서' 작성을 통한 거래가 의심된다고 증언한다.
'다운계약서'는 실제 거래 가격을 낮게 신고해 매도인이 양도소득세를 절감하고 매수인은 취득세를 절감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기자가 찾은 한 공인중개업체에서도 다운계약서 작성 거래에 대해 "위험부담이 있지만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지난 2006년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제가 시행됐으나 다운계약서를 통해 탈세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신뢰와 투명성이 훼손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은 거래자 또는 중개인에게 금액만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신고 금액이 실제 거래 가격과 달라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 매수자와 매도인, 허위거래가 작성을 도운 공인중개사만 침묵하면 이 같은 거래가 조작은 들킬 확률은 낮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다운거래는 공공연한 불법행위"라며 "작정하고 들여다보면 알 수 있는데 관할 구청에서는 형식적인 소명 자료 요구에 그치고 이 또한 꾸며낼 여지가 많아 걸릴 일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다운거래를 신고하려면 입증자료가 있어야 하는데 매매 당사자가 다운거래 발각이 되면 서로 감당해야할 금전적이 부담이 커 절대로 신고할 수 없다는 게 다운거래를 하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