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 3구역 주택재개발 현장을 살펴보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서울시)
건설업계가 서울시의 '부실공사와의 전면전'에 동참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에서 부실시공 제로를 목표로 '건설 과정 동영상 기록 관리'를 주문했으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미비와 담당 인력 문제 등 현실적인 제약이 만만치 않은 탓이다.
서울시가 25일 시청 본관8층 다목적실에서 주요 민간 건설사 주택분야 임원과 현장소장 등을 대상으로 동영상 기록관리 교육을 실시한다. 다음날에도 실무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서울시의 이번 교육 내용은 동영상 기록 관리의 목적 및 필요성, 촬영과 편집법 등이 주를 이룬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부터 전 공정을 촬영하고 있는 SH공사의 사례를 참조해 교육에 나설 예정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서울시의 교육을 통해 '건설 과정 동영상 기록 관리'에 대한 기초적인 가이드라인이 제공되길 기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아파트 부실시공을 막기 위해 '건설 과정 동영상 기록 관리' 필요성을 강조하자 서울시는 곧장 도급 순위 상위 30개 건설사에 동영상 기록 관리 확대에 적극 동참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을 시작으로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코오롱글로벌 ▲태영건설 ▲금호건설 등 주요 건설사 대부분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각 건설사들은 업계 전반적인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한 조치로 판단하고 즉각적인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전 공정은 아니지만 기존에도 영상 관리에 대한 국토부 고시가 있어 이를 참조하고 있었다"면서 "전 공정으로 확대하게 될 경우 보관 방법이나 보관 시기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 현장에서는 인력 문제를 놓고도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영상 데이터베이스 구축은 물론 현장 촬영 이후 영상 시청에서도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촬영에 대한 현장 근로자의 반감도 적지 않다는 게 업계 목소리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바디캠이나 현장 촬영에 대한 근로자들의 반감도 분명히 있는 게 현실"이라며 "특히 바디캠은 개인정보보호법을 놓고 다툼 요소도 있어 촬영을 동의하지 않는 경우 어떤 식으로 진행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기준 설립도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