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LH 서울지역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는 이한준 사장. (사진=연합뉴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이 최근 LH의 무량판 구조 단지 철근 누락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임원 전원의 사표를 받았다. 이와 함께 자신의 거취도 정부에 맡겼다. 이한준 사장은 11일 오전 LH 서울지역본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조직 혁신을 위한 첫 조치로 상임이사 모두에 대한 사표를 제출받았다"며 "임원 모두의 사직서와 함께 저의 거취도 국토부 장관을 통한 정부의 뜻에 따르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LH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으로 전체 임원의 사직서를 받고 새로운 인사를 통해 LH를 변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LH는 지난해 11월 이한준 사장 취임 이후 내부 혁신에 박차를 가했으나 철근 누락 사태로 존립 위기에 몰렸다. 지난 4월 말 인천 검단 신도시 공공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무량판 구조단지 전수 조사를 통해 신뢰 회복과 입주민 안전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달 30일에는 15개의 단지에서 보강공사를 진행하겠다는 결과 발표 이후 열흘만인 이달 8일에 전수조사에서 누락된 단지가 발견되면서 다시금 기관 신뢰에 생채기가 났다. LH는 "당초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누락된 철근이 5개 미만이고 즉시 보강이 완료돼 안전에 우려가 없는 단지들은 자체 판단 하에 제외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한준 사장은 "이번 사태가 얼마나 중요한 지 모르고 스스로 경미하다고 생각해서 본인들이 자료를 빼는 것 자체가 과연 맞나"며 "전담하는 직원들이 이를 경미하다고 뺐다는 것에 대해 너무 안일하고 어이없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다"고 말했다. ■ LH, 조직 개편 불가피…"권한이 조직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커" 철근 누락 사태로 LH의 조직 개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9일 공공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철근 누락 단지 추가 보고를 접한 뒤 "현황조차 취합하지 못하는 LH가 존립의 근거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LH는 자체적인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던 상황이다. 사장 직속 부서를 설치하고 ▲리스크 중심 내부통제 체계 개편 ▲공공주택 품질 혁신 수요조사 ▲사업·재무전략에 기반한 LH 조직·인력 설계 연구용역 등 총 3건의 연구용역을 발주하기도 했다. 그러나 철근 누락 사태로 인해 LH는 외부 기관에 의해 수술대에 올라갈 가능성도 나온다. LH가 내부적인 감사를 진행하면서도 공정거래위원회와 감사원이 각각 담합 및 전관 카르텔에 대한 전방위 조사, 공익감사 청구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다. 이한준 사장은 "실질적으로 내부 감사는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감사실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내부 힘만 가지고는 이를 정화하기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나 공정위나 감사원이 이미 진행되고 있으니 그 결과를 우선 반영해서 인사쇄신, 조직개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한준 사장은 LH 개편 방향성도 직접 거론했다. LH가 가진 주요 업무 중 주택공급에 있어서 민간참여형 사업 확대를 통해 시공과 설계 권한이 없도록 하는 걸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감리업체 선정 권한을 LH에서 떼내는 방안도 검토한다. 분양 주택도 설계·시공·감리에서 LH가 갖고 있는 권한을 과감하게 민간이나 다른 기관에 위탁하거나 넘겨 버리겠다는 게 이 사장의 조직개편 구상이다. 이 사장은 "LH의 권한이 조직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크다"고 지적하면서 "권한과 조직을 축소해 작지만 강한 조직, 오로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조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CEO로 있는 한 변함없이 인적쇄신과 함께 조직혁신을 강력히 밀고 나가겠다"며 "중구남방식 칸막이 조직문화 전관과 연결된 못된 관습과 안일한 제도, 국민에 봉사하지 않는 서비스 제도를 반드시 개혁해서 작지만 강하고 국민께 헌신과 봉사할 수 있는 LH를 만드는데 제가 이 자리에 있는 한 모든 열정을 바쳐서 쇄신하겠다"고 말했다.

LH, 철근 누락 5곳 미보고…임원 전원 사표 & 이한준 사장 “거취 정부에”

설계와 시공, 감리에서 LH가 가진 권한 민간 혹은 다른 기관에 위탁 방안 검토
"내부 힘만 가지고 정화하기에 한계"

정지수 기자 승인 2023.08.11 14:03 의견 0
11일 오전 LH 서울지역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는 이한준 사장. (사진=연합뉴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이 최근 LH의 무량판 구조 단지 철근 누락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임원 전원의 사표를 받았다. 이와 함께 자신의 거취도 정부에 맡겼다.

이한준 사장은 11일 오전 LH 서울지역본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조직 혁신을 위한 첫 조치로 상임이사 모두에 대한 사표를 제출받았다"며 "임원 모두의 사직서와 함께 저의 거취도 국토부 장관을 통한 정부의 뜻에 따르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LH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으로 전체 임원의 사직서를 받고 새로운 인사를 통해 LH를 변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LH는 지난해 11월 이한준 사장 취임 이후 내부 혁신에 박차를 가했으나 철근 누락 사태로 존립 위기에 몰렸다. 지난 4월 말 인천 검단 신도시 공공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무량판 구조단지 전수 조사를 통해 신뢰 회복과 입주민 안전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달 30일에는 15개의 단지에서 보강공사를 진행하겠다는 결과 발표 이후 열흘만인 이달 8일에 전수조사에서 누락된 단지가 발견되면서 다시금 기관 신뢰에 생채기가 났다.

LH는 "당초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누락된 철근이 5개 미만이고 즉시 보강이 완료돼 안전에 우려가 없는 단지들은 자체 판단 하에 제외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한준 사장은 "이번 사태가 얼마나 중요한 지 모르고 스스로 경미하다고 생각해서 본인들이 자료를 빼는 것 자체가 과연 맞나"며 "전담하는 직원들이 이를 경미하다고 뺐다는 것에 대해 너무 안일하고 어이없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다"고 말했다.

■ LH, 조직 개편 불가피…"권한이 조직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커"

철근 누락 사태로 LH의 조직 개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9일 공공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철근 누락 단지 추가 보고를 접한 뒤 "현황조차 취합하지 못하는 LH가 존립의 근거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LH는 자체적인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던 상황이다. 사장 직속 부서를 설치하고 ▲리스크 중심 내부통제 체계 개편 ▲공공주택 품질 혁신 수요조사 ▲사업·재무전략에 기반한 LH 조직·인력 설계 연구용역 등 총 3건의 연구용역을 발주하기도 했다.

그러나 철근 누락 사태로 인해 LH는 외부 기관에 의해 수술대에 올라갈 가능성도 나온다. LH가 내부적인 감사를 진행하면서도 공정거래위원회와 감사원이 각각 담합 및 전관 카르텔에 대한 전방위 조사, 공익감사 청구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다.

이한준 사장은 "실질적으로 내부 감사는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감사실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내부 힘만 가지고는 이를 정화하기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나 공정위나 감사원이 이미 진행되고 있으니 그 결과를 우선 반영해서 인사쇄신, 조직개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한준 사장은 LH 개편 방향성도 직접 거론했다. LH가 가진 주요 업무 중 주택공급에 있어서 민간참여형 사업 확대를 통해 시공과 설계 권한이 없도록 하는 걸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감리업체 선정 권한을 LH에서 떼내는 방안도 검토한다.

분양 주택도 설계·시공·감리에서 LH가 갖고 있는 권한을 과감하게 민간이나 다른 기관에 위탁하거나 넘겨 버리겠다는 게 이 사장의 조직개편 구상이다.

이 사장은 "LH의 권한이 조직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크다"고 지적하면서 "권한과 조직을 축소해 작지만 강한 조직, 오로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조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CEO로 있는 한 변함없이 인적쇄신과 함께 조직혁신을 강력히 밀고 나가겠다"며 "중구남방식 칸막이 조직문화 전관과 연결된 못된 관습과 안일한 제도, 국민에 봉사하지 않는 서비스 제도를 반드시 개혁해서 작지만 강하고 국민께 헌신과 봉사할 수 있는 LH를 만드는데 제가 이 자리에 있는 한 모든 열정을 바쳐서 쇄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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