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조정을 겪은 조선주가 9월 들어 다시 반등 흐름을 탈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카타르 LNG 2차분 선가가 어느 정도에서 결정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7일 한국투자증권은 "앞선 8월 선가는 상승했지만 수주 실적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조정을 겪었다면 향후 조선주 반등 포인트는 카타르 LNG 2차분 선가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이날 한투 보고서에 따르면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지난 9월1일 기준 174.05pt를 기록했다. 매주 금요일마다 발표하는 이 지수는 2023년 1월27일(162.67pt) 이후 31주 연속으로 상승세다. 신조선가지수가 30주 이상 상승한 사례는 올해를 포함해 총 다섯 번에 불과하다.
강경태 애널리스트는 "차이는 선가가 상승하는 기간 동안 조선사의 신조 수주 규모"라며 "올해를 제외한 과거 네 번의 사례 모두 슈퍼 사이클이었던 2000년대 중반에 나타났다"고 했다. 당시는 건조 slot을 선점하려는 선주사들이 앞다퉈 발주에 나서면서 수주량(Q)이 증가하고, 선가(P) 또한 동반 상승했던 시기다. 강 애널리스트는 "올해 31주 연속으로 선가가 상승하는 동안 전세계 조선사가 수주한 신조 금액은 568억달러 규모"라며 "2003년 6월부터 48주간 이어졌던 선가 상승 시기와 비교하면 톤수 기준 수주량은 50% 미만"이라고 전했다.
물론 중국의 수주 점유율 상승세는 거침없다. 글로벌 조선사의 신조 수주 규모는 감소했지만 중국의 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하는 국면이다. 강 애널리스트는 "올해 8월 한달 간 글로벌 조선사에 발주된 신조 71척 중 60척(점유율 84.5%), 금액 기준 54억달러 중 43억달러(점유율 79.6%)를 중국 야드에서 점유했다"며 "국내 조선사 역시 7월까지는 수주가 빠르게 상승했지만 8월 들어 신규 수주가 부진하고 전통 연료 추진체를 비롯해 메탄올 DF 등 친환경선 신조 또한 중국 야드 위주로 발주되는 모습에 이익 실현 매물이 출회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카타르 2차 batch 선가 확인한뒤 조선사 주가는 상승 전환할 것이란 게 강 애널리스트의 전망이다. 그는 "카타르 LNG 2차 batch 분 선가가 중요한 이유는 국내 조선사의 선가 협상 경쟁력을 재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카타르 2차 batch분 약 40척의 선가는 척당 2억3500만 달러에서 2억4000만 달러에서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는 현재 174K CBM급 LNG선 시세 2억6500만 달러에 10%를 할인한 수준이다.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국내 대형 조선 3사에 발주됐던 1차 batch분 54척은 당시 시세 대비 6~14% 할인된 수준인 2억1500만 달러에 발주됐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22년 인도한 174K LN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HD한국조선해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