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TV홈쇼핑협회. '독이 든 성배' 혹은 '최후의 만찬'. 홈쇼핑업계를 바라보는 업체관계자들의 자조 섞인 목소리다. 홈쇼핑업계는 현재 최악의 위기상황에 직면했다. 코로나19로 급속히 성장한 이커머스는 오프라인 유통을 넘어 홈쇼핑 자리마저 빼앗아갔다. 특히 기형적 구조가 낳은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업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이제 국내 유통산업의 한축을 담당하던 홈쇼핑은 생사기로에 섰다. ◆생사기로에 선 홈쇼핑, 아슬아슬한 외줄타기 중 올해 3분기 홈쇼핑 4사는 일제히 실적이 하락했다. GS샵의 3분기 매출은 2598억원, 영업이익은 21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10.2%, 18.7% 줄었고, 현대홈쇼핑도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7.4%, 영업이익은 68.1% 감소했고, 롯데홈쇼핑은 매출이 14.3%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76억원 손실로 적자전환됐다. CJ온스타일은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23.2% 증가했으나 이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고정비 부담으로 급격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홈쇼핑업군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코로나19로 수혜를 본 대표업종으로 꼽혀왔다. 실제 홈쇼핑업계는 지난 2020년 2분기 전년동기 대비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선방했다. 특히 영업이익이 돋보였다. 당시 GS샵은 어닝서프라이즈를 시록했고, CJ온스타일과 롯데홈쇼핑의 영업이익은 각각 38%, 13% 성장하며 질주했다. 현대홈쇼핑은 당시 이익이 7.1% 줄었지만, 송출수수료 환입 이슈를 제외하면 소폭 신장했다. 홈쇼핑산업은 이미 유통패러다임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가면서 설 땅을 잃어가고 있었다. 2010년대 들어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디지털 기기 사용이 증가하자 이커머스(전자상거래)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태어날때부터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이 주소비층으로 올라서자, 홈쇼핑은 5060세대 전유물이 되어갔다. 산업전반이 침체한 마당에 TV 커머스 등 경쟁자마저 급증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후 변화된 시장판도는 직격탄을 날렸다.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소비자들이 TV시청보단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신규 미디어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그 사이 쿠팡와 네이버쇼핑 등으로 대표되는 이커머스는 홈쇼핑 자리를 빠르게 잠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9조8790억원으로, 코로나19가 번지기 직전인 2019년 136조6008억원에 비해 53.6% 증가했다. 2011년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29조원대였던 점과 비교하면 10여년만에 10배 가량 성장한 셈이다. 더욱이 코로나19 이후 홈쇼핑 주고객층이었던 5060은 온라인에서 새로운 소비 강자로 떠올랐다. 홈쇼핑업계 A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예상했던 것보다 중장년층의 모바일 쇼핑 시대를 빠르게 앞당겼다"며 "장기 침체에 놓였던 업계가 코로나19로 반짝 호재를 맛보면서 경쟁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그사이 이커머스가 빠르게 성장, 업계내에서도 '최우의 만찬'이자 '독이 든 성배였다'고 평가한다"며 참담한 현실을 전했다. 출처=TV홈쇼핑협회. ◆기형적 구조가 낳은 '송출수수료'…물건 판 돈, 유료방송에 떼인다? 소비패턴 변화가 홈쇼핑업계 위기를 불러온 한축이라면, '자릿세'로 여겨지는 송출수수료 문제는 홈쇼핑업계가 생사기로에 서게 만든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송출수수료는 TV홈쇼핑 업체가 유료방송사업자(IPTV·위성·케이블TV)에게 부담하는 비용이다. 현재 홈쇼핑업체들은 방송 판매로 거둬들인 매출의 절반 이상을 송출수수료로 지불하고 있다. 홈쇼핑업체들이 올해 처음으로 유료방송사업자에게 '블랙아웃(방송송출 중단)'이란 초강수를 둔 배경이다. 양측간 송출수수료 갈등은 오래전부터 지속됐지만, 지난해 홈쇼핑 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지급비율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홈쇼핑 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지급비율은 2016년 36.6%에서 지난해 65.7%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1조2561억원이었던 송출수수료는 2조4148억원으로 6년만에 약 2배 늘었다. 다행히 홈쇼핑업체들과 유료방송사업자간 '블랙아웃'은 극적합의로 봉합되고 있지만, 매년 높아지는 송출수수료로 내년 상황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업계 하소연이다. 홈쇼핑업계 B 관계자는 "홈쇼핑산업 자체가 위기에 봉착하면서 업계내에서는 오래전부터 홈쇼핑 이름을 떼고 모바일이나 라이브커머스 등으로 TV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며 "블랙아웃이란 극한의 선택에 이르렀으나 정부차원의 제도적 보호 없이는 협상의 약자인 홈쇼핑업계는 결국 (유료방송사업자들 결정대로) 마지못해 끌려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힘겹게 버텨오던 홈쇼핑업체들의 실적 악화가 심화되자, 줄도산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유료방송사업자들의 매출 1/3 이상이 송출수수료에 의존하고 있는데다, 홈쇼핑산업이 중소기업 유통판로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어서다.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홈쇼핑 7개 채널의 중소기업 편성비율은 지난해 기준 72.5%를 차지했고, 전체 협력업체 8325개중 중소기업 협력업체수는 6552에 달했다. 홈쇼핑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의 홈쇼핑은 해외에서 벤치마킹할만큼 전세계적 기준으로도 선진화됐다. 한국의 홈쇼핑만큼 화려하고 연출력이 좋은 나라가 없다"며 "경쟁력 있는 산업이 무너져 정부가 회생자금으로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기에 앞서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틀을 마련해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출처=TV홈쇼핑협회.

[판바뀌는 유통街①下] "팬데믹은 독이 든 성배였다" 홈쇼핑의 곡소리

'송출수수료'로 매출 절반이상 떼이는 기형적 구조
이커머스에 자리 뺏기고 OTT에 밀리며 설 땅마저 잃어가는 중
중소기업 제품 판로 한축 담당…연쇄적 도산 우려 증폭

전지현 기자 승인 2023.11.17 10:00 의견 0
출처=TV홈쇼핑협회.


'독이 든 성배' 혹은 '최후의 만찬'. 홈쇼핑업계를 바라보는 업체관계자들의 자조 섞인 목소리다. 홈쇼핑업계는 현재 최악의 위기상황에 직면했다. 코로나19로 급속히 성장한 이커머스는 오프라인 유통을 넘어 홈쇼핑 자리마저 빼앗아갔다. 특히 기형적 구조가 낳은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업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이제 국내 유통산업의 한축을 담당하던 홈쇼핑은 생사기로에 섰다.

◆생사기로에 선 홈쇼핑, 아슬아슬한 외줄타기 중

올해 3분기 홈쇼핑 4사는 일제히 실적이 하락했다. GS샵의 3분기 매출은 2598억원, 영업이익은 21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10.2%, 18.7% 줄었고, 현대홈쇼핑도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7.4%, 영업이익은 68.1% 감소했고, 롯데홈쇼핑은 매출이 14.3%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76억원 손실로 적자전환됐다. CJ온스타일은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23.2% 증가했으나 이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고정비 부담으로 급격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홈쇼핑업군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코로나19로 수혜를 본 대표업종으로 꼽혀왔다. 실제 홈쇼핑업계는 지난 2020년 2분기 전년동기 대비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선방했다. 특히 영업이익이 돋보였다. 당시 GS샵은 어닝서프라이즈를 시록했고, CJ온스타일과 롯데홈쇼핑의 영업이익은 각각 38%, 13% 성장하며 질주했다. 현대홈쇼핑은 당시 이익이 7.1% 줄었지만, 송출수수료 환입 이슈를 제외하면 소폭 신장했다.

홈쇼핑산업은 이미 유통패러다임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가면서 설 땅을 잃어가고 있었다. 2010년대 들어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디지털 기기 사용이 증가하자 이커머스(전자상거래)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태어날때부터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이 주소비층으로 올라서자, 홈쇼핑은 5060세대 전유물이 되어갔다. 산업전반이 침체한 마당에 TV 커머스 등 경쟁자마저 급증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후 변화된 시장판도는 직격탄을 날렸다.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소비자들이 TV시청보단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신규 미디어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그 사이 쿠팡와 네이버쇼핑 등으로 대표되는 이커머스는 홈쇼핑 자리를 빠르게 잠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9조8790억원으로, 코로나19가 번지기 직전인 2019년 136조6008억원에 비해 53.6% 증가했다. 2011년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29조원대였던 점과 비교하면 10여년만에 10배 가량 성장한 셈이다. 더욱이 코로나19 이후 홈쇼핑 주고객층이었던 5060은 온라인에서 새로운 소비 강자로 떠올랐다.

홈쇼핑업계 A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예상했던 것보다 중장년층의 모바일 쇼핑 시대를 빠르게 앞당겼다"며 "장기 침체에 놓였던 업계가 코로나19로 반짝 호재를 맛보면서 경쟁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그사이 이커머스가 빠르게 성장, 업계내에서도 '최우의 만찬'이자 '독이 든 성배였다'고 평가한다"며 참담한 현실을 전했다.

출처=TV홈쇼핑협회.


◆기형적 구조가 낳은 '송출수수료'…물건 판 돈, 유료방송에 떼인다?

소비패턴 변화가 홈쇼핑업계 위기를 불러온 한축이라면, '자릿세'로 여겨지는 송출수수료 문제는 홈쇼핑업계가 생사기로에 서게 만든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송출수수료는 TV홈쇼핑 업체가 유료방송사업자(IPTV·위성·케이블TV)에게 부담하는 비용이다. 현재 홈쇼핑업체들은 방송 판매로 거둬들인 매출의 절반 이상을 송출수수료로 지불하고 있다.

홈쇼핑업체들이 올해 처음으로 유료방송사업자에게 '블랙아웃(방송송출 중단)'이란 초강수를 둔 배경이다. 양측간 송출수수료 갈등은 오래전부터 지속됐지만, 지난해 홈쇼핑 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지급비율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홈쇼핑 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지급비율은 2016년 36.6%에서 지난해 65.7%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1조2561억원이었던 송출수수료는 2조4148억원으로 6년만에 약 2배 늘었다.

다행히 홈쇼핑업체들과 유료방송사업자간 '블랙아웃'은 극적합의로 봉합되고 있지만, 매년 높아지는 송출수수료로 내년 상황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업계 하소연이다. 홈쇼핑업계 B 관계자는 "홈쇼핑산업 자체가 위기에 봉착하면서 업계내에서는 오래전부터 홈쇼핑 이름을 떼고 모바일이나 라이브커머스 등으로 TV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며 "블랙아웃이란 극한의 선택에 이르렀으나 정부차원의 제도적 보호 없이는 협상의 약자인 홈쇼핑업계는 결국 (유료방송사업자들 결정대로) 마지못해 끌려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힘겹게 버텨오던 홈쇼핑업체들의 실적 악화가 심화되자, 줄도산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유료방송사업자들의 매출 1/3 이상이 송출수수료에 의존하고 있는데다, 홈쇼핑산업이 중소기업 유통판로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어서다.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홈쇼핑 7개 채널의 중소기업 편성비율은 지난해 기준 72.5%를 차지했고, 전체 협력업체 8325개중 중소기업 협력업체수는 6552에 달했다.

홈쇼핑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의 홈쇼핑은 해외에서 벤치마킹할만큼 전세계적 기준으로도 선진화됐다. 한국의 홈쇼핑만큼 화려하고 연출력이 좋은 나라가 없다"며 "경쟁력 있는 산업이 무너져 정부가 회생자금으로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기에 앞서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틀을 마련해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출처=TV홈쇼핑협회.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