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우웅조 롯데헬스케어 신임 대표,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 정현석 에프알엘코리아 대표. 사진=롯데그룹
롯데 CEO 연령이 젊어지고 있다. 3년 전 '40대 CEO시대'를 처음 열었던 롯데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0대 대표를 추가로 선임하며 최고 경영진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헬스케어 대표로 우웅조 상무가 선임됐다. 이로써 롯데그룹 내 40대 대표는 기존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 정현석 에프알엘코리아 대표를 포함해 3명이 됐다.
우웅조 신임 대표는 롯데지주가 신규 먹거리인 헬스케어사업 총괄을 위해 수혈한 외부 인사다. 신임 우 대표는 1974년생으로 보스턴대 컴퓨터공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2002년 LG전자를 시작으로 SK텔레콤, 삼성전자 등을 거쳤다. 특히 삼성전자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약 7년간 헬스서비스 및 플랫폼 업무를 맡아 삼성헬스 서비스를 탄생시킨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헬스케어분야에서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지난 2021년 8월 롯데지주 헬스케어팀 팀장으로 입사했다. 지난해 4월에는 롯데헬스케어 사업총괄 본부장을 맡으며 헬스케어사업을 이끌어왔다. 헬스케어 분야는 롯데그룹으로서도 완전히 새로운 사업 영역인 만큼 해당 분야에 풍부한 경험을 갖춘 우 대표를 발탁해 빠른 사업 안정화를 도모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 대표는 지난 1년여간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실체화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난 9월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플랫폼 ‘캐즐(CAZZLE)’을 출시하며 구체적인 성과도 냈다. 캐즐은 고객이 제공한 건강검진 데이터 등 정보를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통합 분석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현재 약 1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내년 말까지 가입자 100만명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만큼 우 대표가 전면에 나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전망이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도 롯데그룹이 수혈한 ‘젊은 피’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6월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출범하면서 초대 대표에 1977년생인 이원직 대표를 선임했다. 이 대표는 UC버클리대학교 분자세포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현지 바이오 기업과 미국 보건복지부(HHS)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후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에서 품질보증 및 품질엔지니어로 근무하며 셀트리온 CMO 프로젝트의 품질 부문을 담당했다. 지난 2006년 한국으로 파견돼 셀트리온 GMP 시스템 정착 및 육성에 힘을 보탰으며 2010년에는 삼성그룹에 합류했다. 삼성전자에서는 신사업추진단, 삼성바이오로직스 품질팀장을 거쳐 DP사업부장을 역임했다. 탄탄한 바이오기업 경력과 글로벌 제약사와의 네트워크를 높이 평가받아 롯데그룹에 발탁됐다.
1975년생인 정현석 에프알엘코리아 대표도 앞서 2020년 6월 대표로 선임됐다. 외부에서 영입한 두 대표와 달리 2000년 롯데쇼핑에 입사한 뒤 롯데백화점 중동점장, 롯데몰 동부산점장 등을 두루 거친 ‘롯데맨’이다. 에프알엘코리아 대표를 맡은 뒤에는 일본제품 불매운동 극복을 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고 온라인사업에 집중하며 실적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벌이며 ESG 경영 확장에도 힘쓰고 있다. 오너 일가의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룹 내부에서도 리더쉽가 추진력이 강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