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혁수 LG이노텍 최고경영자(CEO)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은 배터리 성능을 대폭 개선한 무선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개발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BMS는 전기차 필수 부품으로 배터리의 전압·전류·온도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배터리 성능과 수명을 최적화하는 제어 시스템이다.
무선 BMS의 가장 큰 강점은 차량 경량화다. 유선 BMS와 연결돼 있던 케이블을 들어내면 차량 무게가 30~90kg 감소한다. 수십 가닥에 달하던 케이블과 커넥터가 없어지면서, 배터리 팩의 무게는 물론 부피까지 줄일 수 있기 때문.
LG이노텍 관계자는 “배터리 팩 여유 공간이 10~15% 추가 확보되면서 배터리 용량을 늘릴 수 있어 전기차 주행거리가 확대될 수 있다”며 “무선 BMS 적용 시 전기차 주행거리가 최대 50km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여유 공간을 활용해 배터리 팩 구조 변경 등 배터리 설계 유연성이 강화됐다.
무선 BMS의 도입으로 제품 신뢰성도 높아졌다. 차량 진동 등에 따른 케이블, 커넥터 결함 발생이 아예 사라지기 때문. 복잡한 케이블 연결 때문에 수작업으로 진행돼 오던 유선 배터리팩 조립 작업도 로봇으로 자동화할 수 있게 되면서 비용 절감 효과까지 가능하다.
이러한 다양한 이유로 무선 BMS는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의 핵심부품으로 떠오르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LG이노텍은 1980년대 RF(무선주파수) 모듈레이터를 시작으로, 블루투스 모듈, 와이파이모듈, LTE/5G모듈, 디지털키(UWB/BLE) 등을 개발하며 독보적인 무선통신 기술역량을 꾸준히 축적한 기업이다.
특히 이종 간 통신 간섭을 최소화한 RF 회로, 안테나 설계 기술 등을 차량 전장부품 분야에 적용하여 지난 2019년 ‘5G-V2X 통신 모듈’을, 2021년엔 ‘차량용 와이파이6E 모듈’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LG이노텍 무선 BMS에 탑재된 RF 통신모듈은 현재 상용화된 모든 타입의 무선 BMS용 통신칩을 호환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LG이노텍의 무선 BMS는 상용화된 제품 중 전압이 가장 높은 800V로 출시됐다. 전압이 높을수록 충전시간이 단축되기 때문에,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전압 시스템을 800V로 전환하는 추세다.
LG이노텍은 앞서 지난 2020년 800V 유선 BMS를 개발했다. 이처럼 LG이노텍의 무선 BMS에는 회사가 14년간 축적해온 유선 BMS 생산역량과 노하우가 그대로 적용됐다. LG이노텍은 오는 CES 2024에서도 무선 BMS를 전시할 예정이다.
나아가 LG이노텍은 배터리 팩 개발 단계에서 무선 통신 품질에 대한 가상 검증을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시뮬레이션 기술을 업계 최초로 구축했다. LG이노텍의 가상 검증 결과는 무선 BMS의 통신 품질이 실측 대비 95% 이상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나 유효성이 입증됐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2024년부터 무선 BMS를 본격적으로 도입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22년 기준 90억원에 불과한 글로벌 무선 BMS 시장 규모도 2028년에는 1조3000억원 규모로 대폭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문혁수 최고경영자(CEO)는 “LG이노텍은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전장부품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글로벌 입지를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