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해 증권사들이 자산관리(WM) 경쟁력 강화 전략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NH투자증권의 리테일 조직개편에 따른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객 관리 채널을 비대면과 대면으로 이원화해 나가는 전략의 일환으로 본부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로 인해 거액자산가 시장 특화 브랜드인 '프리미어블루'만의 특색이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 VIP 시장 공략한 '통큰 인수', 효과 '톡톡' NH투자증권은 지난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PB본부와 WM사업부를 통합해 PWM(Private Wealth Management)을 신설하고 거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프리미어블루 역시 PWM 소속으로 재편했다. 그간 NH투자증권은 거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브랜드 특화 전략에 집중해왔다. '프리미어블루'가 처음 선보인 것은 지난 2010년대 초. NH투자증권은 강남에 먼저 기지를 마련했지만 실질적 형태를 갖춘 것은 2011년 메릴린치 PB센터, 현재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를 통째로 인수하면서부터다. 삼성증권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던 거액자산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NH투자증권은 해외 채권과 해외 주식 투자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PB들이 주축을 이룬 하우스를 사들이는 전략을 구사했다. NH투자증권의 전략은 분명했다. 이들이 지닌 본래의 장점을 최대한 유지시킴으로써 강북시장에서 최고 하우스로 자리매김하고 그 영향력을 강남까지 확대하겠다는 것. 실제 프리미어블루 강북은 빠르게 성장하며 인수 5년 만인 2016년 말 관리 자산이 13배 가량 불어나는 등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이에 2018년말 정영채 사장은 WM사업부에 ‘프리미어블루본부’를 신설하며 독자적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한 경쟁력 강화의 의지를 내비쳤다. 이후 2021년에는 ‘프리미어블루본부’를 WM부문에서 분리해 대표이사 직속 부서에 두기도 했다. 특화된 서비스에 부합한 조직 운영 및 성과 평가체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WM부문과 분리시킬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었던 것이다. (사진=2024년 NH투자증권 리테일사업 부문 PMW사업부 조직도) ■ 사장 직속이었던 '프리미어블루', '통폐합' 여파 노출로 격하 하지만 정 사장은 이번 개편안을 통해 WM사업부와 PB본부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프리미어블루 역시 PWM에 편입시키기로 했다. 이같은 변화는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금융권의 지점 축소 및 대형화 흐름과 맞물린 전략의 일환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비대면 고객층의 확대와 대면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양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 문제는 고액자산가만을 위한 VIP점포도 통폐합으로 인한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될 위기에 놓였다는 것이다. 실제 ‘프리미어블루 강북’의 경우 최근 ‘NH금융PLUS광화문금융센터’와 통합이 진행되면서 지점 인력들이 대거 이전했다. 이 과정에서 광화문 지점 인력 및 고객 수용을 위한 공간 마련을 위한 내부 리모델링 작업을 거치면서 기존 거액자산가 대상 특화 지점으로서의 특색들은 희미해졌다. 특히 공간 일부는 창구 형태로 바뀌면서 VIP 지점으로서 갖던 이미지는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프리미어블루 강남’의 도곡센터 역시 지난 12월 WM센터였던 대치동지점 폐쇄 후 해당 지점이 흡수된 상태다. 금융사들이 주력하고 있는 초고액자산가 시장에서 VIP 대상 점포는 설계 과정부터 상당 수준의 공을 들인다. 다양한 예술작품을 배치함으로써 점포 분위기를 고급화하려는 전략부터 일부 점포들은 ‘프라이빗’한 거래를 원하는 고객들의 동선이 서로 겹치지 않도록 각 상담실의 입구가 엇갈리게 하는 등 이들만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에 안팎에서는 “10여년간 키워온 ‘프리미어블루’ 브랜드 가치가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증권사 VIP 지점 관계자는 “거액자산 고객들은 PB와의 오랜 신뢰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타 지점과 통합시 해당 지점들의 고객층이 다르기 때문에 고객들 간의 이질감은 물론, 관리 고객 차이에 따른 PB 영업 방식도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며 “중간층 고객을 VIP화하겠다는 회사의 전략과 반대로 ‘프리미어블루’가 본래의 색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은 우려할 만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NH투자증권 한 관계자는 “회사의 전략 취지에 맞게 VIP 서비스 퀄리티가 후퇴하지 않고 양측이 최대한 안정적으로 결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지금으로선 가장 중요한 문제일 것”이라면서 “기존 시그니처 점포로서의 이미지가 실추되지 않고 견고해질 수 있도록 회사가 다양한 측면에서 세밀하게 보완해주는 지원이 잘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통폐합' 맞은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어디로?

WM부문, 대면채널 일원화+지점 통폐합 전략 구사
"시그니처 점포 이미지 실추되지 않도록 지원 필요"

박민선 기자 승인 2024.01.04 10:10 | 최종 수정 2024.01.04 15:01 의견 0
(사진=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해 증권사들이 자산관리(WM) 경쟁력 강화 전략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NH투자증권의 리테일 조직개편에 따른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객 관리 채널을 비대면과 대면으로 이원화해 나가는 전략의 일환으로 본부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로 인해 거액자산가 시장 특화 브랜드인 '프리미어블루'만의 특색이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 VIP 시장 공략한 '통큰 인수', 효과 '톡톡'

NH투자증권은 지난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PB본부와 WM사업부를 통합해 PWM(Private Wealth Management)을 신설하고 거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프리미어블루 역시 PWM 소속으로 재편했다.

그간 NH투자증권은 거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브랜드 특화 전략에 집중해왔다. '프리미어블루'가 처음 선보인 것은 지난 2010년대 초.

NH투자증권은 강남에 먼저 기지를 마련했지만 실질적 형태를 갖춘 것은 2011년 메릴린치 PB센터, 현재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를 통째로 인수하면서부터다. 삼성증권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던 거액자산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NH투자증권은 해외 채권과 해외 주식 투자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PB들이 주축을 이룬 하우스를 사들이는 전략을 구사했다.

NH투자증권의 전략은 분명했다. 이들이 지닌 본래의 장점을 최대한 유지시킴으로써 강북시장에서 최고 하우스로 자리매김하고 그 영향력을 강남까지 확대하겠다는 것. 실제 프리미어블루 강북은 빠르게 성장하며 인수 5년 만인 2016년 말 관리 자산이 13배 가량 불어나는 등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이에 2018년말 정영채 사장은 WM사업부에 ‘프리미어블루본부’를 신설하며 독자적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한 경쟁력 강화의 의지를 내비쳤다.

이후 2021년에는 ‘프리미어블루본부’를 WM부문에서 분리해 대표이사 직속 부서에 두기도 했다. 특화된 서비스에 부합한 조직 운영 및 성과 평가체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WM부문과 분리시킬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었던 것이다.

(사진=2024년 NH투자증권 리테일사업 부문 PMW사업부 조직도)


■ 사장 직속이었던 '프리미어블루', '통폐합' 여파 노출로 격하

하지만 정 사장은 이번 개편안을 통해 WM사업부와 PB본부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프리미어블루 역시 PWM에 편입시키기로 했다.

이같은 변화는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금융권의 지점 축소 및 대형화 흐름과 맞물린 전략의 일환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비대면 고객층의 확대와 대면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양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

문제는 고액자산가만을 위한 VIP점포도 통폐합으로 인한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될 위기에 놓였다는 것이다.

실제 ‘프리미어블루 강북’의 경우 최근 ‘NH금융PLUS광화문금융센터’와 통합이 진행되면서 지점 인력들이 대거 이전했다. 이 과정에서 광화문 지점 인력 및 고객 수용을 위한 공간 마련을 위한 내부 리모델링 작업을 거치면서 기존 거액자산가 대상 특화 지점으로서의 특색들은 희미해졌다. 특히 공간 일부는 창구 형태로 바뀌면서 VIP 지점으로서 갖던 이미지는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프리미어블루 강남’의 도곡센터 역시 지난 12월 WM센터였던 대치동지점 폐쇄 후 해당 지점이 흡수된 상태다.

금융사들이 주력하고 있는 초고액자산가 시장에서 VIP 대상 점포는 설계 과정부터 상당 수준의 공을 들인다. 다양한 예술작품을 배치함으로써 점포 분위기를 고급화하려는 전략부터 일부 점포들은 ‘프라이빗’한 거래를 원하는 고객들의 동선이 서로 겹치지 않도록 각 상담실의 입구가 엇갈리게 하는 등 이들만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에 안팎에서는 “10여년간 키워온 ‘프리미어블루’ 브랜드 가치가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증권사 VIP 지점 관계자는 “거액자산 고객들은 PB와의 오랜 신뢰관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타 지점과 통합시 해당 지점들의 고객층이 다르기 때문에 고객들 간의 이질감은 물론, 관리 고객 차이에 따른 PB 영업 방식도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며 “중간층 고객을 VIP화하겠다는 회사의 전략과 반대로 ‘프리미어블루’가 본래의 색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은 우려할 만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NH투자증권 한 관계자는 “회사의 전략 취지에 맞게 VIP 서비스 퀄리티가 후퇴하지 않고 양측이 최대한 안정적으로 결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지금으로선 가장 중요한 문제일 것”이라면서 “기존 시그니처 점포로서의 이미지가 실추되지 않고 견고해질 수 있도록 회사가 다양한 측면에서 세밀하게 보완해주는 지원이 잘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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