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올해 건설사들이 정비사업을 통해 14만 가구가 넘는 분양 물량을 예고했다. 조사 이래 최다 물량으로 가장 실적이 저조했던 2010년과 비교하면 5배가 많은 수치다. 하지만 시장 분위기가 변수다. 올해 주택시장 여건도 녹록지 않아 실적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물량이 상당할 전망이다.
10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재건축 · 재개발 등 정비사업 분양계획 아파트는 전국 총 14만7185가구다.
전국 정비사업 물량 중 수도권에서는 8만8862가구가 계획됐다. 절반 정도가 서울(4만5359가구)에서 풀린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만 16곳, 1만8792가구가 선보일 예정이다.
전반적으로 분양가가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단지들이 공급되면서 청약수요의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다만 잠실래미안아이파크, 래미안원펜타스 등 8개 단지, 6,847가구가 2023년에서 넘어온 물량이다. 최근 분양 지연이 보편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 시점을 확정하지 못한 일부 사업지들은 연내 분양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자료=부동산R114)
올해 유난히 정비사업 분양물량이 많은 원인은 낮은 미분양 리스크라는 게 부동산R114의 분석이다. 정비사업 아파트는 기반시설이 양호한 원도심에 위치해 수요 확보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조합원 분을 제외한 물량만 일반분양되기 때문에 공급 부담도 덜하다.
정비사업 아파트는 청약시장이 위축됐던 지난 2022년에도 평균 청약경쟁률이 14.2대 1을 기록했다. 그 외 단지들에 비해 높은 인기를 유지했다. 여기에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나는 등 시간과 비용 상 문제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인식도 분양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조합이 추진하는 정비사업은 변수가 많아 계획 대비 실적이 저조한 편이다. 연내 예정물량 중 절반 정도만 분양에 나설 전망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집값 하락과 분양가 상승 등으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계속되고 PF 자금조달 문제가 불거지는 만큼, 시장 분위기가 호전된 후에 분양을 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