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한양아파트에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홍보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뷰어스DB)
지난해 대형건설사들이 수주 사업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10대 건설사의 정비사업 수주 액수는 19조원 안팎에 머물렀다. 직전년도에 40조원이 넘는 수주고를 쌓았던 것과는 대비된다.
그러나 올해는 강남과 여의도, 압구정 등 서울 '노른자땅' 정비사업 물량이 나오면서 '별들의 전쟁'이 예고됐다. 지난해 눈에 띄는 수주전이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안산주공6단지 재건축 사업 외에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위기가 극명하게 달라질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에서 좋은 성과를 보였던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물론 수주액이 2조원 미만에 머물렀던 GS건설과 대우건설 등 대형건설사 다수가 3조원 이상의 수주를 목표로 해 서울 알짜 사업지에서의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관심을 모으는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 수주전은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이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42 일대에 기존 588가구를 허물고 최고 56층, 5개동, 아파트 956가구 및 오피스텔 128실을 신축하는 프로젝트로 공사비는 7000억원 수준이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KB부동산 신탁이 시행사로 나서 지난해 9월20일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했으나 서울시의 제동으로 사업이 멈췄었다. 당시 응찰한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모두 하이엔드 브랜드를 제안하는 등 한차례 수를 주고 받았다.
KB부동산신탁이 서울시로부터 지적받은 단지 내 상가 일부 부지를 매입하면서 사업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시공사 선정에도 다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외에 수주전이 예상되는 사업지는 압구정 재건축 사업이다. 이 사업은 서울 강남 압구정 현대아파트 지구를 6개 구역으로 나눠 재건축을 진행하는 사업으로 압구정 2~5구역은 서울시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으며 신속통합기획도 확정받았다.
현대건설은 해당 사업지 공략을 위해 도시정비팀 산하 별도의 조직인 '압구정TFT'를 신설하며 수주전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물산도 압구정 정비사업지에 강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 대형건설사간의 충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송파구 정비사업지에서도 건설사 간 수주전 성사 가능성이 나온다. 지난달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진행한 '가락삼익맨숀'과 '잠실우성4차'에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모두 참석했다. DL이앤씨와 GS건설도 각각 '가락삼익맨숀', '잠실우성4차'에 모습을 보였다.
롯데건설은 신반포12차 수주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현장설명회 이전부터 일찌감치 총력전을 선언하며 세계적 건축 디자인 회사인 '저디(JERDE)'와 협업을 선언하고 지난달 최적의 설계안 도출을 위해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이 밖에도 한남4구역과 노량진 1구역 등이 건설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편 주요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는 재건축 활성화 정책 바람을 타고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절차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사업 속도를 높이고, 1~2인 가구에 맞는 소형 주택 공급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도 이에 맞춰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재개발·재건축 절차 합리화 방안을 구체화해 이달 중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