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은 사람들 입맛을 바꿨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저PBR주에 대한 관심은 생겼지만 여전히 비싼 주식을 선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KB증권은 27일 밸류업 프로그램이 투자자들 생각을 어떻게 바꿨는지, 수급주체별로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최근 주식시장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에 2월 중순까지 상승하다 이번 주 들어 조정 국면이다.
KB증권 분석에 따르면 개인은 여전히 비싼주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별로 P/B의 높낮이에 따라 개인들의 거래대금 추이를 분석한 결과, 저 P/B 종목의 거래는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일주일가량 증가했지만 이내 다시 고 P/B종목의 거래가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개인들의 위험선호를 드러내는 신용잔고의 경우 주가가 상승한 1월 말 ~2월 중순이든, 조정 받은 2월 중순 이후든 기간에 상관없이 고P/B 종목의 잔고가 더 크게 늘었다. 여전히 비싼 주식을 좋아하고 있다는 의미다.
외국인의 경우 적당히 싼 것을 샀지만 비싼 것들에 대한 노출도도 함께 올렸다. 참고로 외국인의 한국주식 포트폴리오는 코스피200과 가장 비슷하다. 접근성이 좋고, 파생상품이 있어 위험 헤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민규 퀀트애널리스트는 "코스피200 종목을 P/B별로 나눠 지분율 변화를 보면, 외국인은 P/B 0.4~0.7배 종목을 가장 많이 샀다"며 "밸류트랩에 빠져버린 너무 싼 것들 보단 ‘적당히 싼’ 종목의 선호도를 올렸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기관은 '어쩔 수 없이 팔았던' 비싼 주식을 다시 산 것으로 나타났다. 김 애널리스트는 "기관들이 저 P/B 업종을 샀던 이유는 이러한 변동성관리 차원도 있었다"며 "운용자금이 정해진 기관은 다른 무언가를 팔 수밖에 없는데, 그 와중 가장 비싼 바이오와 배터리는 팔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기관은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주가가 상승했던 2월 중순까지는 팔다가 최근 들어 다시 사는 종목을 추려도 고P/B가 많다는 분석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기관은 시장에 대응하며 변동성을 관리하면서도, 비싼 종목에 대한 선호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