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서린 빌딩 전경 (사진=SK) SK그룹이 사업 재조정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SK온에 이어 SK에코플랜트 살리기 작업이 18일 이사회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양사 모두 저조한 실적을 지속한 가운데 그룹 내 현금창출 역할을 톡톡히 하는 자회사들을 붙여 자금수혈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배터리 등 미래 유망 사업 위주로 ‘선택과 집중’해 생태계 구축에도 나설 전망이다. ■ SK이노-E&S 합병 통해 SK온 재무건전성 향상 18일 SK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그룹의 리밸런싱 작업은 SK온과 SK에코플랜트 살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먼저는 전날(17일)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각각 이사회를 통해 양사의 합병을 결정했다. 다음달 2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되면 오는 11월1일부터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기업이 탄생한다. 동시에 이날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 3사의 합병도 각각 이사회를 통해 의결했다. SK이노와 합병하는 SK E&S는 지난해 매출액 11조1700억원, 영업이익 1조3320억원을, SK온과 합병하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매출 48조9630억원, 영업이익 5746억원을 기록해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회사들이다. 이에 10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SK온의 수익구조 변화를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E&S의 합병 시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합병 전보다 1.9조원 증가한 5.8조원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배터리 사업을 지원하고 향후 추가 투자 여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1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 SK에코플랜트, 반도체 자회사 등 품을듯 SK에코플랜트도 그룹의 아픈 손가락이다. 이 회사는 건설회사로, SK온과 달리 미래사업이라 하기도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SK그룹이 방점을 찍은 AI와 반도체 등과 같은 유망 사업을 하는 자회사가 붙어 에코플랜트를 떠받히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18일 SK에코플랜트는 이사회를 통해 반도체 관련 회사 ‘에센코어’와 산업가스 회사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인수 방안을 의결한다. SK㈜가 지분 100%를 갖는 에센코어를 SK에코플랜트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넘기는 방안이다. 에코플랜트는 SK㈜에 같은 금액만큼의 자사 지분을 건넬 예정이다. SK머티리얼즈 자회사인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도 같은 방식으로 에코플랜트에 편입될 전망이다. 에센코어는 SK하이닉스로부터 D램과 낸드플래시 등의 반도체를 공급받으면 SD카드나 USB 등으로 가공하고 유통하는 회사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 부진 속에서도 59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안정적인 공급처와 탄탄한 영업망 덕분이다. 반도체 업황이 좋을 때인 2021년 당시엔 매출액 8210억원, 영업이익 1120억원을 내기도 했다. ■ AI·반도체·배터리 중심 접점 찾기 과제…박상규 사장 “시너지가 급선무” 문제는 고기 잡는 법도 알려줘야 한다는 점이다. SK온과 SK에코플랜트는 이렇게 자금 수혈 길이 열린 만큼, 그룹이 점찍은 AI, 반도체, 배터리 등 미래 사업 위주의 사업 안정화 작업이 과제로 남았다. SK이노베이션은 조직 안정화와 시너지 작업에 착수했다. 이날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번 합병 관련 기자설명회를 갖고 “(SK이노와 SK E&S) 양사의 합병은 상당히 큰 변화”라며 “상단기간 현재 조직을 안정화하고 시너지를 내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과 E&S는 합병을 통해 에너지 통합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석유화학과 배터리 사업을 아우르는 LNG와 수소,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와 배터리 등 에너지 가치사슬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AI, 반도체 중심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데이터센터 장비 관련 자회사 SK테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AI 데이터센터를 지을 수 있다. 건설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업황이 살아나고 있는 반도체 관련 자회사 에센코어가 실적을 방어할 수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업계 1위인 SK하이닉스의 메모리를 활용한다는 이유로 에센코어의 SD카드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SK온과 SK에코플랜트는 추진 중인 IPO(기업공개)도 기대된다. 합병으로 외형이 커진 데다가 재무건전성까지 탄탄해지기 때문에 기업가치 평가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택과 집중' SK 합병…자금수혈 넘어 생태계 구축 과제

SK이노-E&S 합병 통해 SK온 재무건전성 향상 기대
18일 SK에코플랜트도 이사회…반도체 자회사 등 품어
AI·반도체·배터리 중심 접점이 과제…박상규 “시너지가 급선무”

손기호 기자 승인 2024.07.18 16:38 의견 0
SK 서린 빌딩 전경 (사진=SK)


SK그룹이 사업 재조정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SK온에 이어 SK에코플랜트 살리기 작업이 18일 이사회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양사 모두 저조한 실적을 지속한 가운데 그룹 내 현금창출 역할을 톡톡히 하는 자회사들을 붙여 자금수혈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배터리 등 미래 유망 사업 위주로 ‘선택과 집중’해 생태계 구축에도 나설 전망이다.

■ SK이노-E&S 합병 통해 SK온 재무건전성 향상

18일 SK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그룹의 리밸런싱 작업은 SK온과 SK에코플랜트 살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먼저는 전날(17일)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각각 이사회를 통해 양사의 합병을 결정했다. 다음달 2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되면 오는 11월1일부터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기업이 탄생한다.

동시에 이날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 3사의 합병도 각각 이사회를 통해 의결했다. SK이노와 합병하는 SK E&S는 지난해 매출액 11조1700억원, 영업이익 1조3320억원을, SK온과 합병하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매출 48조9630억원, 영업이익 5746억원을 기록해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회사들이다.

이에 10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SK온의 수익구조 변화를 통한 재무건전성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E&S의 합병 시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합병 전보다 1.9조원 증가한 5.8조원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배터리 사업을 지원하고 향후 추가 투자 여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1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 SK에코플랜트, 반도체 자회사 등 품을듯

SK에코플랜트도 그룹의 아픈 손가락이다. 이 회사는 건설회사로, SK온과 달리 미래사업이라 하기도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SK그룹이 방점을 찍은 AI와 반도체 등과 같은 유망 사업을 하는 자회사가 붙어 에코플랜트를 떠받히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18일 SK에코플랜트는 이사회를 통해 반도체 관련 회사 ‘에센코어’와 산업가스 회사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인수 방안을 의결한다.

SK㈜가 지분 100%를 갖는 에센코어를 SK에코플랜트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넘기는 방안이다. 에코플랜트는 SK㈜에 같은 금액만큼의 자사 지분을 건넬 예정이다. SK머티리얼즈 자회사인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도 같은 방식으로 에코플랜트에 편입될 전망이다.

에센코어는 SK하이닉스로부터 D램과 낸드플래시 등의 반도체를 공급받으면 SD카드나 USB 등으로 가공하고 유통하는 회사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 부진 속에서도 59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안정적인 공급처와 탄탄한 영업망 덕분이다. 반도체 업황이 좋을 때인 2021년 당시엔 매출액 8210억원, 영업이익 1120억원을 내기도 했다.

■ AI·반도체·배터리 중심 접점 찾기 과제…박상규 사장 “시너지가 급선무”

문제는 고기 잡는 법도 알려줘야 한다는 점이다. SK온과 SK에코플랜트는 이렇게 자금 수혈 길이 열린 만큼, 그룹이 점찍은 AI, 반도체, 배터리 등 미래 사업 위주의 사업 안정화 작업이 과제로 남았다.

SK이노베이션은 조직 안정화와 시너지 작업에 착수했다. 이날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번 합병 관련 기자설명회를 갖고 “(SK이노와 SK E&S) 양사의 합병은 상당히 큰 변화”라며 “상단기간 현재 조직을 안정화하고 시너지를 내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과 E&S는 합병을 통해 에너지 통합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석유화학과 배터리 사업을 아우르는 LNG와 수소,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와 배터리 등 에너지 가치사슬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AI, 반도체 중심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데이터센터 장비 관련 자회사 SK테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AI 데이터센터를 지을 수 있다. 건설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업황이 살아나고 있는 반도체 관련 자회사 에센코어가 실적을 방어할 수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업계 1위인 SK하이닉스의 메모리를 활용한다는 이유로 에센코어의 SD카드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SK온과 SK에코플랜트는 추진 중인 IPO(기업공개)도 기대된다. 합병으로 외형이 커진 데다가 재무건전성까지 탄탄해지기 때문에 기업가치 평가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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