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포비아(공포증)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올 하반기 들어서 전기차 출시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정체)에 화재 악재까지 겹쳐 판매 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나온다. 업체들은 출고 전기차들의 배터리에 대해 전수검사를 실시하며 신뢰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수입차 업계도 전기차 출시를 예정대로 이어가고 있다. 27일 ‘부산모빌리티쇼 2024’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에서 현대차가 소형 전기차 '캐스퍼 일렉티릭'을 처음 공개했다. (사진=손기호 기자) ■ 현대차·기아, 캐스퍼EV·EV3 판매 차질 우려…“100% 완충해도 안전해” 20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 캐스퍼 일렉트릭 출고를 앞두고 모든 차량에 대한 배터리 품질 검사를 진행한다. 배터리 안전성 검증이 완료된 차량만 고객 인도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뿐 아니라 제네시스, 기아 등 현대차그룹의 모든 전기차에 동일한 과정을 거친다. 배터리 셀 전압을 비롯해 부품의 절연 품질까지 점검이 진행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 캐즘을 극복하기 위해 대중화를 이룰 경형, 소형 전기차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달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가 화재가 발생하면서, 캐스퍼 일렉트릭 구매자들이 계약 취소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기아도 전기차 대중화 야심작 EV3가 최근 출시 이후 2000대 가까이 판매되고 있지만, 이러한 판매량 증가가 꺾일 수도 있다. 최근에는 지하주차장 입차나 선박 탑승 시 ‘전기차 충전량을 80% 이하로 해야 한다’ 등의 규정을 만들려는 움직임도 있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배터리 100% 충전량과 화재 발생은 연관이 없다”며 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현대차·기아는 “가전제품의 배터리와 마찬가지로 전기차용 배터리는 100% 충전해도 충분한 안전범위 내에서 관리되도록 설계돼 있다”며 “만에 하나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배터리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BMS(배터리관리시스템)가 이를 차단하고 제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터리 화재는 제조 결함이나 외부 충돌로 인한 배터리 단락으로 인한 것”이라며 “배터리 충전량에 의해 배터리 내부의 물리적 단락이나 쇼트 발생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기아는 “자사의 BMS는 주행과 충전 중 상시 진단뿐 아니라 시동이 꺼지는 주차 중에도 정기적으로 깨어나 주기적으로 배터리셀의 이상 징후를 정밀 모니터링한다”며 “BMS가 모니터링하는 항목으로는 전압편차, 절연저항, 전류 및 전압 변화, 온도, 과전압 및 저전압 등 다양하다. 최근 출시된 차량은 잠재적인 불량도 검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MINI·포르쉐에 벤츠까지 전기차 출시 앞둬…폴스타 “화재 이력 0건” 수입차 업계도 전기차 출시와 함께 배터리 안전성에 대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 폴스타는 ‘폴스타 4’의 국내 출시를 하며 중국산 CATL 배터리를 탑재했지만 화재 이력이 ‘0’건이라며 적극 설명에 나섰다. 최근 폴스타코리아는 쿠페형 전기SUV ‘폴스타 4’를 국내 출시하며 “폴스타 2의 경우도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16만대 차량 중 화재 이력이 전혀 없이 0건”이라고 강조했다. 폴스타 2는 LG에너지솔루션과 CATL 배터리가 병행 탑재된다. 폴스타 4는 CATL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탑재된다. 폴스타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위축됐지만, 폴스타4의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계약은 지속 늘고 있다”고 했다. 폴스타의 쿠페형 전기SUV '폴스타 4' (사진=폴스타 코리아) 포르쉐도 예정대로 이달 전기차 타이칸을 공개할 예정이다. 타이칸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됐다. 지프도 오는 9월 첫 번째 전기SUV 어벤저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여기에는 CATL 배터리가 탑재됐다. 지프는 출시일을 미루지 않고 예정대로 출시할 예정이다. BMW그룹의 MINI도 ‘뉴 컨트리맨 일렉트릭’ 전기차를 올해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최근 전기차 화재 사건을 겪은 벤츠도 G바겐 전기차 모델인 ‘올 뉴 G 580 EQ’ 모델을 올해 계획대로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GM한국사업장은 리릭과 이쿼녹스EV를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본사의 생산 축소로 한국 내 출시를 내년으로 미룰 것으로 예상된다. ■ “국내 전기차 위축 우려” 지적…“2030년 전기차 전환 앞둬, 정부 역할 중요”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국내 전기차 판매가 위축될 수 있지만, 해외에서는 큰 영향 없이 판매가 지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국내 전기차 판매가 줄어들면 전 세계적인 전기차 대세를 따라가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미래차 전환이 느려질까 걱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화재는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기관차에서도 이뤄지는데 이번 화재 사건으로 인해 전기차 전환의 세계적인 추세를 우리나라가 못 따라가고 퇴보한 정책을 내놓는 것이 더 우려라는 것이다. 이 원장은 “2025년은 환경친화적 자동차 보급 5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주기이고, 2030년은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 목표 시기”라며 “이러한 계획들이 차질 없이 추진돼 전 세계 전기차 전환에 따라갈 수 있도록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전기차 포비아 어쩌나…캐스퍼EV·EV3·폴스타4 등 정면돌파

캐스퍼EV·EV3 판매 차질 우려…현대차·기아 "100% 완충해도 안전해"
MINI·포르쉐에 화재 사건 벤츠까지 전기차 출시 앞둬…폴스타 "화재 이력 0건"
"국내 전기차 위축 우려" 전문가 지적…"2030년 전기차 전환, 정부 역할 중요"

손기호 기자 승인 2024.08.20 13:31 의견 0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포비아(공포증)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올 하반기 들어서 전기차 출시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정체)에 화재 악재까지 겹쳐 판매 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나온다.

업체들은 출고 전기차들의 배터리에 대해 전수검사를 실시하며 신뢰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수입차 업계도 전기차 출시를 예정대로 이어가고 있다.

27일 ‘부산모빌리티쇼 2024’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에서 현대차가 소형 전기차 '캐스퍼 일렉티릭'을 처음 공개했다. (사진=손기호 기자)


■ 현대차·기아, 캐스퍼EV·EV3 판매 차질 우려…“100% 완충해도 안전해”

20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 캐스퍼 일렉트릭 출고를 앞두고 모든 차량에 대한 배터리 품질 검사를 진행한다. 배터리 안전성 검증이 완료된 차량만 고객 인도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뿐 아니라 제네시스, 기아 등 현대차그룹의 모든 전기차에 동일한 과정을 거친다. 배터리 셀 전압을 비롯해 부품의 절연 품질까지 점검이 진행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 캐즘을 극복하기 위해 대중화를 이룰 경형, 소형 전기차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달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가 화재가 발생하면서, 캐스퍼 일렉트릭 구매자들이 계약 취소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기아도 전기차 대중화 야심작 EV3가 최근 출시 이후 2000대 가까이 판매되고 있지만, 이러한 판매량 증가가 꺾일 수도 있다.

최근에는 지하주차장 입차나 선박 탑승 시 ‘전기차 충전량을 80% 이하로 해야 한다’ 등의 규정을 만들려는 움직임도 있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배터리 100% 충전량과 화재 발생은 연관이 없다”며 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현대차·기아는 “가전제품의 배터리와 마찬가지로 전기차용 배터리는 100% 충전해도 충분한 안전범위 내에서 관리되도록 설계돼 있다”며 “만에 하나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배터리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BMS(배터리관리시스템)가 이를 차단하고 제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터리 화재는 제조 결함이나 외부 충돌로 인한 배터리 단락으로 인한 것”이라며 “배터리 충전량에 의해 배터리 내부의 물리적 단락이나 쇼트 발생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기아는 “자사의 BMS는 주행과 충전 중 상시 진단뿐 아니라 시동이 꺼지는 주차 중에도 정기적으로 깨어나 주기적으로 배터리셀의 이상 징후를 정밀 모니터링한다”며 “BMS가 모니터링하는 항목으로는 전압편차, 절연저항, 전류 및 전압 변화, 온도, 과전압 및 저전압 등 다양하다. 최근 출시된 차량은 잠재적인 불량도 검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MINI·포르쉐에 벤츠까지 전기차 출시 앞둬…폴스타 “화재 이력 0건”

수입차 업계도 전기차 출시와 함께 배터리 안전성에 대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 폴스타는 ‘폴스타 4’의 국내 출시를 하며 중국산 CATL 배터리를 탑재했지만 화재 이력이 ‘0’건이라며 적극 설명에 나섰다.

최근 폴스타코리아는 쿠페형 전기SUV ‘폴스타 4’를 국내 출시하며 “폴스타 2의 경우도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16만대 차량 중 화재 이력이 전혀 없이 0건”이라고 강조했다. 폴스타 2는 LG에너지솔루션과 CATL 배터리가 병행 탑재된다. 폴스타 4는 CATL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탑재된다.

폴스타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위축됐지만, 폴스타4의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계약은 지속 늘고 있다”고 했다.

폴스타의 쿠페형 전기SUV '폴스타 4' (사진=폴스타 코리아)


포르쉐도 예정대로 이달 전기차 타이칸을 공개할 예정이다. 타이칸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됐다. 지프도 오는 9월 첫 번째 전기SUV 어벤저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여기에는 CATL 배터리가 탑재됐다. 지프는 출시일을 미루지 않고 예정대로 출시할 예정이다. BMW그룹의 MINI도 ‘뉴 컨트리맨 일렉트릭’ 전기차를 올해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최근 전기차 화재 사건을 겪은 벤츠도 G바겐 전기차 모델인 ‘올 뉴 G 580 EQ’ 모델을 올해 계획대로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GM한국사업장은 리릭과 이쿼녹스EV를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본사의 생산 축소로 한국 내 출시를 내년으로 미룰 것으로 예상된다.

■ “국내 전기차 위축 우려” 지적…“2030년 전기차 전환 앞둬, 정부 역할 중요”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국내 전기차 판매가 위축될 수 있지만, 해외에서는 큰 영향 없이 판매가 지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국내 전기차 판매가 줄어들면 전 세계적인 전기차 대세를 따라가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미래차 전환이 느려질까 걱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화재는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기관차에서도 이뤄지는데 이번 화재 사건으로 인해 전기차 전환의 세계적인 추세를 우리나라가 못 따라가고 퇴보한 정책을 내놓는 것이 더 우려라는 것이다.

이 원장은 “2025년은 환경친화적 자동차 보급 5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주기이고, 2030년은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 목표 시기”라며 “이러한 계획들이 차질 없이 추진돼 전 세계 전기차 전환에 따라갈 수 있도록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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