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사옥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상반기 누적 판매 실적이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수출은 늘었지만, 국내 판매 실적이 크게 부진했다. 기아는 국내외 모두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줄었다. 올 하반기에는 양사 모두 캐스퍼 일렉트릭과 EV3 신차 등 중소형 전기차를 출시하며 판매량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 현대차·기아, 일제히 국내외 판매 감소…믿었던 RV 판매도 줄어
1일 현대차와 기아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 상반기(1~6월) 누적 판매량은 206만188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감소했다. 기아는 올 상반기 155만4032대로 전년대비 1.4% 줄었다.
가장 큰 원인은 내수 부진 탓이다. 현대차의 올 상반기 국내 판매량은 34만5704대로 지난해 대비 12.8% 감소했고, 해외 판매는 171만6179대로 1.9% 늘었다.
기아는 올 상반기 국내 판매량이 27만5240대로 지난해보다 5.8% 줄었고, 해외 판매는 127만6707대로 지난해보다 0.4% 감소했다.
6월 한 달간 현대차는 국내 5만9804대로 지난해 대비 14.8% 줄었고, 해외도 29만1712대로 지난해보다 4.4%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아는 국내 4만4003대로 지난해 대비 13.7% 감소, 해외 22만3033대로 1.7%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승용 부문의 판매량 부족분을 싼타페 등 RV 모델들이 채워주고 있었지만, 6월 RV 판매량도 줄었다. 현대차의 6월 RV 판매량은 1만9056대로 지난해보다 7.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아도 6월 RV 판매량이 2만9847대로 지난해보다 2.1% 줄었다.
27일 ‘부산모빌리티쇼 2024’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에서 현대차가 소형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을 세계 처음으로 공개했다. (사진=손기호 기자)
■ 캐스퍼EV·EV3 중소형 전기차로 실적 견인…"캐즘 돌파"
두 회사는 하반기엔 모두 중소형 전기차 신차를 통해 판매 부진을 이겨낸다는 방침이다. 특히 전기차 캐즘(일시적판매정체) 속 2000만~3000만원대 전기차로 대중화를 이끈다는 각오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 하반기 캐스퍼 일렉트릭(EV)를 출시하고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라인업을 확대해 전기차 판매 모멘텀을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유연히 대처하기 위해 현지 수요와 정책에 적합한 생산·판매 체계를 강화하고 권역별 시장 변화에 지속 탄력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차는 부산 모빌리티쇼에서 캐스퍼 일렉트릭을 선보이고, 7월부터 사전 판매에 돌입했다. 기아도 같은 장소에서 EV3를 선보이며 중소형 전기차로 판매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을 밝혔다.
기아는 지난달 4일부터 사전계약에 돌입한 EV3의 판매량이 같은 달 26일 기준 1만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정원정 기아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이날 "EV 대중화 선도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EV4, EV5 등 전용 전기차를 순차적으로 출시해 라인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7일 부산모빌리티쇼 현장을 방문한 송호성 기아 사장도 “고객들이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가격대의 차량들을 계속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 완성차 3사, 상반기 수출 위주 내수 부진…르노, 그랑 콜레오스 신차 출시
국내 생산 기반 완성차 3사도 수출은 늘었지만, 국내 판매가 줄어 전체 판매량을 끌어내렸다.
이날 GM한국사업장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판매 1만3457대로 지난해 대비 29.1% 줄었고, 반면 해외판매 25만5965대로 지난해보다 31.0% 늘었다. 국내외 판매량은 26만9422대로 지난해보다 25.7% 증가해 해외판매량이 실적을 이끌었다.
GM한국사업장의 6월 판매량은 내수 1901대로 지난해 대비 63.2% 줄었고, 해외는 4만6959대로 지난해보다 5.1% 늘었다. 국내외 6월 판매량은 1.9% 줄어든 4만8860대를 기록했다.
GM한국사업장의 효자 차량은 트랙스 크로스오버(국내 1463대, 해외 3만1436대)와 트레일블레이저(국내 331대, 해외 1만5523대)로, 특히 트랙스 크로스오버 판매량이 가장 많았다.
KGM 더 뉴 토레스 바이퓨얼 LPG 택시 (사진=KGM)
KG모빌리티(KGM)도 국내보다 해외 판매가 더 많았다. 올 상반기 KGM의 국내 판매는 2만3978다로 지난해보다 38.5% 감소했지만, 해외 판매는 3만2587대로 지난해 대비 24.5% 늘었다. 국내외에선 올 상반기 5만6565대로 지난해보다 12.9% 감소했다.
올 6월 판매량은 국내 4102대로 지난해보다 28.8% 감소했고, 해외 판매는 5256대로 지난해보다 17.2% 늘었다. 6월 국내외 판매량은 9358대로 지난해보다 8.6% 줄었다.
KGM은 “내수 판매는 신모델 출시로 지난 4월 이후 2개월 연속 회복세였지만 지난해보다는 감소했다”며 “지난달 코란도 EV 일반 모델 출시와 지난 5월 뉴 토레스, 토레스EVX, 코란도EV 택시 모델 3종 등을 출시하며 공격적으로 시장에 대응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수출은 헝가리와 스페인 등으로 판매 물량이 눌었고, 지난달 뉴질랜드와 파라과이 등 중남미 시장 신차 론칭도 진행해 늘려가고 있다.
27일 르노코리아가 부산 벡스코 ‘2024 부산모빌리티쇼’ 언론 공개행사에서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를 처음 공개했다. (사진=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는 올 상반기 누적 판매량이 국내 9172대로 지난해 대비 13.1% 감소했고, 해외 판매는 3만920대로 지난해보다 41.2% 줄었다. 국내외 상반기 판매량은 6만4847대로 지난해 대비 35.0%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6월 판매량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 6월 판매량은 국내 1901대 해외 6961대로 각각 지난해 대비 6.9%, 24.8% 증가했다. 지난달 국내외 판매량은 9002대로 지난해보다 23.4% 늘었다.
판매 효자 차량은 아르카나 덕분이다. 아르카나의 6월 국내외 판매량은 각각 1150대, 6082대를 기록했다. 특히 이 차의 하이브리드 모델은 올 상반기동안 3668대가 팔렸다.
르노코리아는 아르카나와 함께 부산모빌리티쇼에서 4년 만에 처음 공개한 신차 ‘그랑 콜레오스’까지 더해 하반기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아르카나와 함께 올 가을 출시 예정인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예고하며 국내 시장의 하이브리드 대중화에 나서고 있다”며 “올 상반기 르노코리아의 전체 판매량과 비교해도 하이브리드 모델 비중은 32.7%에 이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