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이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한마디로 요약된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제시했던 기업들은 빠지고 배당정책을 실시한 이력이 없는 기업이 편입되면서 기준의 적정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주주환원 지표부터, 편입 종목들의 배당률, PBR 기준까지 모두 예상과 다르게 제시되면서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인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사진=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연합뉴스) ■ 은행·통신주 '탈락', IT·바이오·소비재 '합격' 지난 24일 한국거래소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총 100개 기업을 선정했다. 각 업종별로는 정보기술업종에서 24개를 비롯해 ▲산업재 20개 ▲헬스케어 12개 ▲자유소비재 11개 ▲금융/부동산 10개 ▲소비 9개 ▲필수소비재 8개 ▲커뮤니케이션서비스 5개 ▲에너지 1개 등이 선정됐다. 가장 의외로 평가되는 것은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에 은행주들 다수가 편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장에서 지수 편입의 가장 유력한 업종으로 주목했던 은행주 가운데 편입에 성공한 종목은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단 두 곳. 그간 지수 편입 기대감이 반영됐던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는 예상 밖의 편입 제외 소식에 25일 장중 4% 이상의 하락세를 보였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부동산 엽종의 편입 종목 수가 10종목에 불과한데 그 중 최근 2년 평균 PBR이 업종 상위 50%에 포함돼야 한다는 기준 때문으로 보인다”며 “은행주는 작년까지 매우 부진했던 주가가 올해부터 조금씩 개선되고 있어 2년 평균 PBR은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수에 편입된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지난 7월에 공시한 밸류업 계획 덕분에 특례 편입됐을 뿐 정식 기준에 의한 선정은 아니다. 또한 높은 배당을 주는 대표주들이 포진한 통신사들 중에도 편입에 성공한 기업은 없었다. 반면 예상을 깨고 편입된 종목들은 새롭게 주목받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섬유의복 및 교육 업종은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하단까지 하락한 상태여서 주가 부담이 크지 않고 수급상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이벤트가 됐다"고 평하면서 "내년 실적 회복 가시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그간 배당금 상향 혹은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등 실질적인 주주환원책을 꾸준히 시행하고 있는 휠라홀딩스, 메가스터디교육은 밸류업 기업으로 주목할 만하다"고 진단했다. 이들 휠라홀딩스는 장중 4만5000원대까지 근접했고 메가스터디교육도 장중 3.47%까지 상승폭을 키웠다. ■ 예상 밖 '효과' 가능...But 지수 진화 등 중장기적 접근 필요 전문가들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발표가 예상과 다르게 나타난 만큼 단기적인 수급 효과는 있을 것으로 봤다. 이성훈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밸류업 지수의 방법론이 발표 이전까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편입에 따른 수급 효과가 단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11월 중 밸류업 지수 관련 ETF가 출시되고 연기금이 밸류업 지수를 벤치마크로 기준으로 사용한다면 관련 편입 종목들에 우호적인 수급 여건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당연히 편입될 것으로 봤던 종목들이 빠지고 예상치 못한 기업이 편입되면서 오히려 이들 종목이 아웃퍼폼할 수도 있다"며 "하나금융지주 등 아직 밸류업 공시를 하지 않은 곳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동기부여가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봤다. 다만 그는 "지수가 산출되면 지수 수익률이 좋을지, 코스피 대비 아웃퍼폼할지, 편입편출이 잘 이뤄질지 등에 대해 상당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며 "일각에선 지수 편성으로 인한 자금 유입 기대감도 내비치지만 지수를 활용한 상품 개발 움직임이나 이에 대한 투자 수요가 아직 미미한 만큼 지수 자체에 대한 평가나 지수가 진화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

'예상 깬' 밸류업 지수, 일단 혹평으로 출발

베일 벗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예상 외 종목들 희비
"지수 경쟁력 평가 및 지수 진화에 상당 시간 필요" 신중론

박민선 기자 승인 2024.09.25 16:12 의견 0

"예상 밖이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한마디로 요약된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제시했던 기업들은 빠지고 배당정책을 실시한 이력이 없는 기업이 편입되면서 기준의 적정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주주환원 지표부터, 편입 종목들의 배당률, PBR 기준까지 모두 예상과 다르게 제시되면서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인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사진=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연합뉴스)


■ 은행·통신주 '탈락', IT·바이오·소비재 '합격'

지난 24일 한국거래소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총 100개 기업을 선정했다. 각 업종별로는 정보기술업종에서 24개를 비롯해 ▲산업재 20개 ▲헬스케어 12개 ▲자유소비재 11개 ▲금융/부동산 10개 ▲소비 9개 ▲필수소비재 8개 ▲커뮤니케이션서비스 5개 ▲에너지 1개 등이 선정됐다.

가장 의외로 평가되는 것은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에 은행주들 다수가 편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장에서 지수 편입의 가장 유력한 업종으로 주목했던 은행주 가운데 편입에 성공한 종목은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단 두 곳. 그간 지수 편입 기대감이 반영됐던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는 예상 밖의 편입 제외 소식에 25일 장중 4% 이상의 하락세를 보였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부동산 엽종의 편입 종목 수가 10종목에 불과한데 그 중 최근 2년 평균 PBR이 업종 상위 50%에 포함돼야 한다는 기준 때문으로 보인다”며 “은행주는 작년까지 매우 부진했던 주가가 올해부터 조금씩 개선되고 있어 2년 평균 PBR은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수에 편입된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지난 7월에 공시한 밸류업 계획 덕분에 특례 편입됐을 뿐 정식 기준에 의한 선정은 아니다. 또한 높은 배당을 주는 대표주들이 포진한 통신사들 중에도 편입에 성공한 기업은 없었다.

반면 예상을 깨고 편입된 종목들은 새롭게 주목받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섬유의복 및 교육 업종은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하단까지 하락한 상태여서 주가 부담이 크지 않고 수급상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이벤트가 됐다"고 평하면서 "내년 실적 회복 가시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그간 배당금 상향 혹은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등 실질적인 주주환원책을 꾸준히 시행하고 있는 휠라홀딩스, 메가스터디교육은 밸류업 기업으로 주목할 만하다"고 진단했다.

이들 휠라홀딩스는 장중 4만5000원대까지 근접했고 메가스터디교육도 장중 3.47%까지 상승폭을 키웠다.

■ 예상 밖 '효과' 가능...But 지수 진화 등 중장기적 접근 필요

전문가들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발표가 예상과 다르게 나타난 만큼 단기적인 수급 효과는 있을 것으로 봤다.

이성훈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밸류업 지수의 방법론이 발표 이전까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편입에 따른 수급 효과가 단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11월 중 밸류업 지수 관련 ETF가 출시되고 연기금이 밸류업 지수를 벤치마크로 기준으로 사용한다면 관련 편입 종목들에 우호적인 수급 여건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당연히 편입될 것으로 봤던 종목들이 빠지고 예상치 못한 기업이 편입되면서 오히려 이들 종목이 아웃퍼폼할 수도 있다"며 "하나금융지주 등 아직 밸류업 공시를 하지 않은 곳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동기부여가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봤다.

다만 그는 "지수가 산출되면 지수 수익률이 좋을지, 코스피 대비 아웃퍼폼할지, 편입편출이 잘 이뤄질지 등에 대해 상당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며 "일각에선 지수 편성으로 인한 자금 유입 기대감도 내비치지만 지수를 활용한 상품 개발 움직임이나 이에 대한 투자 수요가 아직 미미한 만큼 지수 자체에 대한 평가나 지수가 진화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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