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과열 조짐을 보이던 서울 부동산 시장이 다소 진정되는 모양새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기조에 거래량이 줄면서 가격 상승세도 한풀 꺾인 형국이다. 분양가 상승세와 공급부족 우려, 원자잿값 급등 등 매수 요인들이 여전히 서울 집값 반등세를 떠받치고 있지만 임박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어느정도 선반영됐고, 통화정책 전환(Pivot·피봇) 이후에도 정부의 강력한 가계부채 억제책이 펼쳐질 것이라는 우려감도 그동안 27주째 상승한 피로감과 함께 관망세를 확산하고 있다.
26일 서울특별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매매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전날까지 597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월 8855건에 비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에 비해 32.6% 감소한 수준이다.
8월에 거래한 아파트의 계약 신고 기한은 이달 말까지로 거래량이 늘어나더라도 지난 7월 수준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2020년 6월 1만6404건을 기록한 이후 그 다음달에도 1만1170건을 기록했으나 이후로는 줄곧 1만 건을 넘어서지 못했다. 특히 2021년 5월 이후로는 줄곧 5000건을 넘어서지 못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회복세에 접어든 시점은 지난 3월부터다. 3월 거래량은 4407건으로 전월(2650건) 대비 66.3% 증가했다. 이후 7월까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면서 7월에는 8855건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거래량이 늘어나자 매매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2월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10억8736만원이었으나 3월에 11억1021만원으로 뛴 이후 6월과 7월에는 각각 12억4654만원, 12억2866만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8월 거래량이 다소 꺾이는 시점에서 매매가도 하락했다. 8월에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1억8548만원, 9월에는 10억7451만원까지 하락했다. 이달 초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등 대출 옥죄기가 본격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아파트 매매가를 자극하던 전세 거래량도 2024년 5월(1만1741건) 이후 ▲6월 1만1037건 ▲7월 1만1035건 ▲8월 9992건 ▲9월 4483건 등으로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다.
주간 단위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도 주춤하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9월 넷째주(2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전주 대비 0.04%포인트(p) 하락한 0.12%를 기록했다. 27주 연속 상승이지만 상승폭이 축소됐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추석 연휴와 가계대출 규제 등 영향으로 전반적인 거래가 주춤하다"면서 "그동안 가격 상승폭이 컸던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인의 관망심리가 견고해지며 전주 대비 상승폭은 둔화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