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분기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오피스와 상가의 흐름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3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4년 4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피스 임대가격지수는 전분기 대비 상승한 반면, 상가는 전반적인 하락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 오피스 시장, 서울·경기 중심 강세…상가 시장, 소비 위축 속 하락세 지속
오피스 임대가격지수는 전분기 대비 0.55% 상승하며 꾸준한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서울 강남권(1.20%), 도심권(0.71%), 여의도·마포권(0.89%)에서 상승폭이 컸다. 이에 대해 한국부동산원은 보고서에서 "서울·경기 주요 업무지구에서는 기업들의 임차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면서 임대인 우위 시장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수익률도 오피스 부문에서 1.44%를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증가했다. 자본수익률(0.52%)과 소득수익률(0.91%) 모두 소폭 상승하며, 특히 지방 시장에서도 비용 절감 효과로 인해 일부 투자수익률이 회복되는 흐름을 보였다.
반면, 경기침체와 소비 위축이 지속되면서 상가는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상가(통합) 임대가격지수는 0.14% 하락했으며, 중대형(-0.11%), 소규모(-0.18%), 집합(-0.20%) 상가 모두 감소세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오프라인 매출이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이라며, "소비심리가 위축된 지방을 중심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4년 11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1조233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오프라인 상권 위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 "공실률도 상가가 더 심각…지방 시장 타격 커"
전국 평균 공실률은 오피스가 8.9%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한 반면, 중대형 상가는 13.0%, 집합 상가는 10.1%를 기록하며 여전히 높은 공실률을 보였다. 특히 신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공실 증가세가 뚜렷해, 임차인 우위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모양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방에서는 소비 침체와 상권 쇠퇴로 인해 상가 공실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라며 "당분간 공실 해소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2024년도 상업용부동산 임대시장동향 및 권리금 분석. (자료=한국부동산원)
이번 조사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도 자산 유형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피스는 주요 업무지구를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상가는 소비 위축과 온라인 시장 성장의 영향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향후 경기 흐름과 소비심리 변화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지방 상권의 회복 여부가 시장 전체의 흐름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