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의 4분기 실적이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환율 급등에 따른 달러채에서의 평가손실, 자회사의 충당금 적립 등이 영향을 미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핵심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당기순이익 기준으로도 1조원 이상의 수익을 거두며 업계 1위를 차지하는 선전을 보였다.
14일 한국금융지주에 따르면 4분기 지배순이익은 전년대비 흑자전원한 994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39% 하회했다.
먼저 지목되는 원인은 증권 자회사가 보유한 달러채에서 발생한 800억원 규모의 평가손실이다. 또한 캐피탈 자회사에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400억원의 추가 충당금 발생과 부동산신탁의 PF 부진 등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서며 호실적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86.5% 늘어난 1조1123억원을 기록했다.
브로커리지 수수료 손익은 전년대비 43% 증가했는데 특히 해외주식에서 120% 성장을 기록했다. 기업금융 딜 주관으로 인한 인수 및 주선수수료도 190% 증가를 보이면서 IB 수수료 수익도 61% 늘었다.
전문가들은 한국금융지주의 실적이 단기적 요인들의 영향이 컸던 만큼 향후 개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봤다.
안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환율 변동 등 일회성 요인의 규모가 비교적 컸지만 본업 실적은 금리 상승기 이전까지 회복한 모습"이라며 "향후 대체투자 관련 비용 축소에 따른 추가적 수익성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설용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금리 하락이 본격화되는 국면에 접어들 때 증권 자회사의 채권 운용손익 개선과 캐피탈, 저축은행 등의 충당금 부담 완화, 그리고 벤처캐피탈(VC), 프라이빗에쿼티(PE) 자회사의 엑시트 환경 개선 등을 통해 전반적인 손익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상대적으로 높은 실적 변동성과 밸류업 공시 지연 등을 투자 리스크로 꼽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