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결혼과 출산 연령이 늦어지는 추세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혼인 및 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34.0세, 여성은 31.5세로 전년 대비 각각 0.3세, 0.2세 증가했다. 이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첫째 아이를 출산하는 연령도 33.0세로 OECD 38개국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초혼 및 초산 연령이 늦어지면서 난임과 불임 위험도 함께 증가해 웨딩검진이 결혼 준비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가 건강을 미리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돕는 검진으로, 자녀 계획 여부와 관계없이 건강한 삶을 위해 많은 커플이 선택하고 있다.

과거 웨딩검진은 주로 여성에게만 필요하다고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남성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환경오염, 스트레스, 과로, 흡연 등 다양한 요인으로 남성 건강이 위협받으면서 불임 문제에서도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40% 이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웨딩검진은 신체 계측, 혈액 및 소변 검사 등을 통해 기본적인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과정으로 구성된다. 간염, 매독, 에이즈 등 감염성 질환 여부와 풍진, 간염 등 바이러스성 질환에 대한 항체 검사를 시행해 임신 전 항체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남성 결혼 전 검진에는 정자의 운동성, 농도, 형태 등을 확인하는 정액 검사뿐만 아니라 성병 검사, 성기능 검사 등이 포함된다. 이외에도 만성 질환, 유전 질환 등을 점검하며 개인의 건강 상태, 가족력, 생활 습관에 따라 맞춤형 검사가 가능하다.

더불어, HPV(인체유두종바이러스) 예방 백신을 함께 접종하면 보다 건강한 부부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HPV 감염은 인후암, 음경암, 항문암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배우자의 자궁경부암 발병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예방 백신 접종을 통해 이러한 위험을 30%가량 줄일 수 있다.

유쾌한비뇨기과 위례점 김명준 원장


유쾌한비뇨기과 위례점 김명준 원장은 “웨딩검진은 난임 및 불임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일부 검사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있고, 원활한 치료를 위해서는 최소 결혼 3개월 전에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일반적으로 난임과 불임이 여성의 문제로 여겨지지만, 남성 요인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결혼을 준비하는 남성이라면 본인과 배우자의 건강을 위해 비뇨의학과를 방문해 웨딩검진을 꼭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