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그룹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하는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 (사진=호반그룹)


호반그룹이 최근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과 LS그룹 지주사, HMM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의 지분을 잇따라 매입하며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그룹은 지난 12일 한진칼 지분을 18.46%까지 늘렸다고 공시했다. 이는 최대주주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일가(20.13%)와의 격차를 불과 1.67%p로 좁힌 수치다. 호반 측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한진칼 주가는 공시 직후 상한가를 기록했다.

호반그룹은 올해 초 LS그룹 지주사인 ㈜LS 지분도 약 3%까지 확보했다. 대한전선과 LS전선 간의 해저케이블 경쟁 등으로 두 그룹 간 신경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호반의 잇따른 대기업 지분 매입이 단순 투자 이상을 넘어서 경영 참여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해운업계 국가 기간산업인 HMM 인수설까지 나오면서, 호반그룹의 행보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호반그룹은 8조원에 육박하는 유동자산을 갖고, 주가 차익과 경영권 도전 등 다양한 전략을 동시에 모색할 수 있는 입장이다.

정권 교체기를 맞아 호반그룹이 대관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되고 있다.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재계 판도 변화를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풀이가 제기되고 있다.

호반그룹은 공식적으로 “단순 투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와 투자업계에서는 “현금 동원력과 대관 네트워크를 감안하면 언제든 경영권 도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촉각을 세우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