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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성장이 빠르게 성장세를 보이는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등 파머징마켓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파머징은 제약(Pharmacy)과 떠오르다(Emerging)의 단어를 합친 신조어로 새롭게 떠오르는 제약시장을 뜻한다. 성장세와 달리 수입의존도가 높은 시장이라 국산신약부터 바이오시밀러와 백신까지 다양한 품목으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 2024년 아세안 대표 파머징 시장인 베트남에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으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와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의 판매 허가를 획득하고 각각 올해 6월과 8월에 출시를 완료했다.

출시와 함께 셀트리온 베트남 법인은 현지 최대 규모의 군(軍) 병원과 램시마 공급 계약을 맺으며 1년간 제품을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허쥬마 역시 출시 직후 베트남 중남부 지역 의료기관 입찰에 낙찰돼 2년간 공급될 예정이다. 하반기에도 베트남 주요 병원에서 트라스투주맙 성분 제품의 입찰이 예정돼 있어 추가 수주 확보를 위한 영업 활동을 적극 펼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베트남 제약 시장의 성장성을 고려해 현지 법인 인력을 단계적으로 확충하면서 영업 활동을 강화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추가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세계 유일 인플릭시맙 피하주사제형 ‘램시마SC’와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리툭시맙)’의 판매 허가 획득과 연내 출시를 추진해 현지 시장에서의 입지를 한층 더 공고히 할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6월 태국 파트너사인 몬타나 마케팅과 총액 738억원 규모의 나보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2020년 첫 계약 대비 약 3배로 규모가 늘어난 것이다. 태국은 아시아에서 중국, 일본, 한국에 이어 네 번째로 큰 미용성형 시장으로 최근 몇 년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태국 미용성형 시장 규모는 약 14억 6000만 달러(한화 약 2조원)로 추정되며 2030년까지 약 31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2030년까지 예상 연평균 성장률(CAGR)이 11.6%에 달해, 글로벌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들의 주요 타깃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나보타는 2020년 태국 시장에 첫 선을 보인 이후 꾸준히 성장해 시장 점유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등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해왔다. 브랜드 앰버서더 선정, 정기 의료진 교육 프로그램, 핸즈온 트레이닝, 웨비나 운영 등 현지화 마케팅을 통해 의료진과 고객 접점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GC녹십자는 백신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달 GC녹십자는 베트남 의약품청으로부터 수두백신 ‘배리셀라주’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번 품목허가를 위해 GC녹십자는 베트남 현지 임상시험을 수행하며, 제품의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입증했다. 최근 베트남 보건부의 규제 강화 기조에 부합하는 품질 기준을 충족했다는 의미다. 수두백신은 소아 대상 접종이 이루어지는 만큼 품질 인증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또한 GC녹십자는 베트남 내 민간 시장 중심 백신 유통 구조를 고려해 현지 지사를 통한 직접 판매로 연간 고정 매출 창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대원제약은 최근 국산 12호 신약 '펠루비정' 과 트라마돌을 결합한 복합 진통제 DW1021의 베트남 임상 1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이번 임상은 국내 제약사가 베트남에서 진행한 최초의 임상 1상으로 베트남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함과 동시에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파머징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대원제약은 DW1021의 임상 1상 성공을 기반으로 베트남 현지에서 후속 임상을 진행하고 시판 허가도 획득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파머징마켓에 진출하는 것은 시장의 규모가 크면서도 지속적인 성장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성장하는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할 경우 추가 품목 진입이나 주변국 시장 개척 등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