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의 케이캡과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사진=각 사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신약이 세계 최대 규모의 중국 항궤양제 시장서 맞대결 한다. 먼저 중국시장에 진출한 hk이노엔 케이캡에 이어 대웅제약의 펙수클루가 진입하면서 진검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최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펙수클루는 대웅제약이 2022년 출시한 P-CAB 계열의 3세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다. 기존 PPI 제제(프로톤 펌프 저해제)의 단점으로 꼽히는 느린 약효 발현과 짧은 반감기, 식전 복용의 단점 등을 개선했다.

대웅제약은 2026년 하반기 펙스클루의 중국 발매를 기점으로 중국 현지의 특성과 수요를 반영해 본격적으로 펼쳐 나갈 예정이다. 펙수클루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중에서도 반감기가 길어 지속적인 산분비 억제 효능을 발휘해 '야간 속쓰림' 개선에 탁월하다. 또 펙수클루는 동일 계열 약물 중에서 위산 역류에 따른 ‘만성 기침 완화’ 효과를 임상적으로 입증한 유일한 치료제로 이 영역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펙수클루는 지난해 기준 출시 3년 만에 국내외에서 연매출 1000억원을 넘었으며 총 30여개국에 진출했다. 오는 2028년까지 100개국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hk이노엔은 케이캡 중국 진출을 위해 지난 2015년 뤄신제약에 기술을 수출했고 2022년 5월 '타이신짠'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2023년 3월에는 중국 국가보험의약품목록(NRDL)에 케이캡이 등재돼 31개 성(省)에서 의약품 등록을 완료했으며 역류성 식도염·십이지장궤양·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등 3개 적응증을 확보하고 빠르게 세를 확장중이다. 지난해에만 60억~70억원의 로열티를 올린데 이어 올해는 10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케이캡은 미국·중국 등 전세계 54개 국가에 진출했고 국내 포함 17개 국가에 출시돼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케이캡은 2019년 출시 이후 다음해인 2020년부터 5년 연속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케이캡의 2021년 전체 처방 실적은 1107억원으로 제품 출시 이래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겼으며 국내 신약 중 최단 기간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제품이기도 하다.

기업들이 중국 시장 진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시장 잠재력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위산분비억제제 시장 규모를 약 3조5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최근 14억 인구의 서구화된 식습관의 변화 등으로 위식도역류질환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치료 수요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뛰어난 치료 효과 등 P-CAB 계열 치료제의 장점을 강조할 경우 국산 신약들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P-CAB 제제의 점유율은 2019년 3%에서 2024년에는 20%로 높아졌다”며 “P-CAB 신약의 중국시장 성과는 곧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 진출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