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동산 시장의 중심축이 서부권에서 동부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송도·청라가 주도하던 시장에 최근 구도심인 부평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규모 정비사업과 GTX-B 착공 등 교통 호재가 맞물리면서 부평이 인천의 새로운 주거 중심지로 재편되고 있다.

부평은 인천의 대표적인 전통 주거지이지만 노후 주택 비중이 높아 신규 아파트 공급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재개발·재건축이 본격화되며 도시 구조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29일 부평구청에 따르면 부평 일대는 현재 80여곳이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이 중 상당수가 착공 또는 관리처분인가 단계를 밟고 있다. 산곡·부개·십정·청천동 일대에서는 수천가구 규모의 신축 단지 공급이 이어질 예정이다.

여기에 교통망 개선이 더해졌다. 7호선 굴포천역·부평구청역과 함께 GTX-B 노선이 착공에 들어가면서 서울역·용산·여의도 등으로 30분 이내 접근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GTX-B는 송도와 청라에 이어 부평의 광역 생활권화를 가속화할 핵심 요인"이라고 평가한다.

실제 시장에서도 변화 조짐이 나타난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인천 아파트 매매거래량 중 약 20% 이상이 부평구에서 발생했다. 일부 달에는 인천 신고가 거래의 30% 이상을 차지했다. 'e편한세상 부평그랑힐스' 전용 84㎡가 8월 7억5000만원에, '부평역 한라비발디 트레비앙' 전용 59㎡가 5억9500만원에 거래되며 가격 상승세를 이끌었다.

두산위브&수자인 부평 더퍼스트 투시도 (사진=두산건설, BS한양)


정비사업 중에서도 부개동이 주목받고 있다. 두산건설과 BS한양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선보이는 '두산위브&수자인 부평 더퍼스트'는 지하 2층~지상 25층, 13개 동, 총 1299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전용 46~74㎡ 514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7호선 굴포천역이 도보권에 있다. 향후 GTX-B 개통 시 서울 접근성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생활 인프라도 풍부하다. 롯데마트, 현대백화점, 부평시장 등 상권이 가까우며, 개흥초·부흥중·부광여고 등 우수 학군과 의료·문화·공원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전문가들은 부평의 부상이 단순한 지역 반등이 아니라 인천 균형발전의 신호탄이라고 본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부평은 전통 주거 인프라에 교통·정비사업·신규 공급이라는 삼박자가 맞물린 지역"이라며 "특히 수도권 대부분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상황에서, 비규제지역인 부평의 금융 접근성은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