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쌤앤파커스)
[뷰어스=문서영 기자] “사랑했고, 실수했으며, 모든 것이 지나갔다. 좋은 일, 나쁜 일, 모든 것은 과거가 되었다. 시간이 모든 것을 증명할 것이다.”
최근 국내 출판 시장은 엄마들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책이 인기 몰이 중이다. 여기에 더해 각계 각층,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자존감을 지켜낼 수 있도록 돕는 책들이 쏟아지면서 ‘자존감’이란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대륙도 비슷한 기류에 휩싸인 듯하다. 현재 중국 젊은 세대에게 가장 열렬한 지지를 받는 여성 작가 뤼후이의 ‘시간이 너를 증명한다’ 역시 자존감을 주제로 써내려간 에세이다. 저자는 ‘시간’이라는 개념을 통해 사랑과 이별, 타인과의 관계, 자존감 회복 등 복잡 미묘한 인생의 엉킨 실타래를 한 올 한 올 풀어나간다.
수많은 독자들에게 폭넓게 사랑받으며 중국에서만 100만 부 넘게 판매된 이 책에는 자기 몫의 시련과 아픔을 감내하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우아하고 당당하게 살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그들의 삶을 통해 ‘사소하지 않은 생의 흔적’이 새겨진 시간들이 모여 어떻게 결국 우리의 ‘인생’이 되는지를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하루하루 버텨내느라 지친 사람들에게 불안에 떠는 시간마저도 훗날 찬란한 삶의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라는 확신과 함께 이 순간도 곧 지나갈 거라고 다정한 위로를 건넨다.
‘시간이 너를 증명한다’는 개인적 감상의 나열과 ‘예쁘고 듣기 좋은 말’로 포장된 에세이들과는 다르다. 저자가 직접 만나서 관계 맺고 경험한 사람들의 누추하지만 아름답고, 보편적이지만 밝게 빛나는 삶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모든 것을 다 주어도 아깝지 않았던 남자 친구와 이별한 뒤 다른 삶을 시작한 여인의 황량한 마음속 풍경, 관심조차 없던 남자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그가 자신을 남몰래 짝사랑해왔음을 알게 된 친구의 변화된 인생, 이기적인 부모를 증오하는 소년과 함께 들은 노래에서 발견한 헌신적 사랑의 가치, 눈먼 남편 곁에 항상 자신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려고 짙은 향수와 큰 목소리로 치장한 여자의 기구한 사연 등이 인간을 증명하는 도구가 된다.
방황과 아픔이 자리한 시간의 조각들은 존재의 흔적 속에 차곡차곡 축적되며 한 사람의 인생을 증명한다. 뤼후이 | 쌤앤파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