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순환의 날은 매년 9월 6일 돌아오고, 세계는 매년 점점 늘어나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 쓰레기를 줄이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지만 편리함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한 우리의 삶은 언젠가 쓰레기산을 전경으로 바라보며 살아가는 모습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우리 앞에 놓인 숙제는 쓰레기를 줄이는 것, 그리고 폐기물이라는 자원을 순환하는 방식 고안이다. 쓰레기에 둘러싸인 현재 우리의 삶의 모습과 실태,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짚어본다.-편집자주 사진=연합뉴스 쓰레기를 버리는 순간,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누군가는 분리수거통을 찾기 위해 애쓰고 누군가는 용기 겉면에 붙은 비닐이나 스티커를 떼기 귀찮아 마구잡이로 종량제 봉투에 쑤셔 넣을 것이다. 무엇보다 종량제 봉투에 담고 나면 이 쓰레기를 일일이 조사하는 조사원이 있거나 벌금형을 받을 거란 생각을 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바꿔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쓰레기는 버리면 그만인 셈이다. 씁쓸하지만 그게 현실이다. 그러나 그 이후의 과정은 그렇지 않다. 분명 누군가는 쓰레기를 분류해야 하고 쓰레기를 소각해 세상에서 없애는 작업을 해야 한다.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기획을 꾸리며 쓰레기의 처리법과 더 나은 순환구조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을 만났다. 모두가 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은 작은 실천이었다. 이 가운데 서울시 한 자원회수시설 관계자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안일하고 무분별하게 쓰레기를 버리고 있는지 그 실태를 알 수 있었다. 서울시에 있는 자원회수시설은 4곳으로 강남 노원 양천 마포구에 자리하고 있다. 이 시설들은 관할 구역의 쓰레기들이 유입되면 물기 등 제거를 위해 2~3일 건조 과정을 거친 후 분쇄해서 소각로에 쓰레기를 넣고 고온으로 태운다. 쓰레기를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한 열로 증기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고 한전에 전기를 팔아 서울시 매출로 이어진다. 서울시는 이 수익으로 자원회수시설 인근 주민들을 위한 복지, 근린생활시설들을 만들고 있다.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 강남 마포 노원 자원회수시설(사진=서울시 자원회수시설 홈페이지, 연합뉴스) ■ 하루 수백만톤 쓰레기, 자체점검하지만 실질적 대안은 미비 이처럼 운영되는 서울시 자원회수시설 중 한 곳서 근무하고 있는 관계자는 생활쓰레기만 받아도 하루 700만톤 분량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워낙 무분별하게 담긴 쓰레기봉투 때문에 고충이 많다고 토로한다. 이 관계자는 “우리 자원회수시설에는 종량제 봉투에 담긴 생활쓰레기만 들어온다. 하루 700만톤에 이르는데 종량제 봉투에 담을 수 있는 폐기물 규정을 지켜서 쓰레기를 버리는 이는 거의 없다”면서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 등을 일일이 분류할 수 없어 100% 소각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민들이 버리는 생활 쓰레기를 주민감시원이 구성돼 있고 반입되는 쓰레기들 중 무작위로 선정해 성상 검사를 한다고 설명한다. 전량을 다 살필 수 없기에 주민감시원들이 일부 쓰레기 성상검사를 하고 음식물 쓰레기나 재활용 쓰레기가 나올 경우 각 구에서 가져온 종량제 봉투를 수거하는 외주업체들의 쓰레기 반입 정지 조치를 내리는 방식이다. 외주업체들은 구청에서 고용한 업체들로 원칙상 해당 업체에서 성상검사를 해야 하지만 쓰레기양이 워낙 많기에 일일이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언뜻 생각해봐도 종량제 봉투 하나하나를 모두 검사할 여력은 없어 보이는데 소위 ‘복불복’으로 검사에 누락된다면 해당 업체는 3일씩, 5일씩 쓰레기 처리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한 부담은 해당 업체가 떠안게 되는데 씁쓸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결국 시민들이 안일하게 생각하고 버린 쓰레기들이 쓰레기 처리를 곤란하게 만드는 것이다. 더욱이 앞서 밝힌 과정을 통해 쓰레기 부적정 조치가 내려지더라도 일단 자원회수시설에서는 문제의 쓰레기를 어쩔 도리가 없어 되돌려보내는 대신 소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당일 적발된 쓰레기는 소각장으로 보내고 차후 기준에 따라 반입 일수를 제한한다는 것이다. 또 이 자원회수시설에서 하루 처리할 수 있는 양이 700만톤일 뿐 그보다 더 많이 나와 반입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일일 한계치를 넘긴 업체의 잔여 쓰레기는 매립지로 향한다. 무분별하게 뒤섞였을지도, 혹여 유해물질이 있을지도 모르는 쓰레기들이 땅 속에 묻히게 되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 어쩔 수 없이 소각, 매립지로 향하는 쓰레기…결국 시민의식 문제 한계치를 넘어서 매립지로 향하는 쓰레기들, 무엇이 들어있는지 모르면서도 소각해야 하는 시설의 사정은 환경문제 우려가 불거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서울시 자원회수시설 홈페이지에는 대기측정결과, 수질측정결과, 법정검사결과, 다이옥신연속시료채취 측정결과, 굴뚝자동측정시스템 등 메뉴를 만들어 연단위 배출량 및 점겸 결과를 볼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지만 정체 모를 물질들이 타들어갈 때 배출되는 유해물질이나 가스의 가능성에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 이에 대해 자원회수시설 관계자는 “소각과정에서 배출되는 가스들은 환경부가 정한 법정 기준 10% 이하로만 배출되고 있다”면서도 “솔직히 무엇이 타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니 완벽하게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버리는 사람은 모를 것이다. 하지만 그 하나의 쓰레기가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점을 시민들이 알고 규정을 지켜나가려는 노력, 쓰레기양을 줄이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결국 자원회수시설 내에서 고온에 소각되는 쓰레기, 양이 넘쳐 매립되는 쓰레기 어느 것 하나 위험요소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는 실정. 그리고 쓰레기의 여정 시작에는 시민들이 있다. 시민들이 환경을 위한 의식을 제고하고, 쓰레기를 줄이겠다는 신념으로 종량제 봉투를 채운다면 이러한 위험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환경 단체들이 쓰레기를 줄이는 것, 분리수거를 잘하는 것이 환경을 지켜나가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쓰레기 쇼크 ③] “종량제봉투에 뭐 담으셨어요?” 생활쓰레기의 아찔한 여정

문다영 기자 승인 2019.09.06 10:39 | 최종 수정 2139.05.12 00:00 의견 0

자원순환의 날은 매년 9월 6일 돌아오고, 세계는 매년 점점 늘어나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 쓰레기를 줄이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지만 편리함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한 우리의 삶은 언젠가 쓰레기산을 전경으로 바라보며 살아가는 모습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우리 앞에 놓인 숙제는 쓰레기를 줄이는 것, 그리고 폐기물이라는 자원을 순환하는 방식 고안이다. 쓰레기에 둘러싸인 현재 우리의 삶의 모습과 실태,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짚어본다.-편집자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쓰레기를 버리는 순간,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누군가는 분리수거통을 찾기 위해 애쓰고 누군가는 용기 겉면에 붙은 비닐이나 스티커를 떼기 귀찮아 마구잡이로 종량제 봉투에 쑤셔 넣을 것이다. 무엇보다 종량제 봉투에 담고 나면 이 쓰레기를 일일이 조사하는 조사원이 있거나 벌금형을 받을 거란 생각을 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바꿔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쓰레기는 버리면 그만인 셈이다. 씁쓸하지만 그게 현실이다. 그러나 그 이후의 과정은 그렇지 않다. 분명 누군가는 쓰레기를 분류해야 하고 쓰레기를 소각해 세상에서 없애는 작업을 해야 한다.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기획을 꾸리며 쓰레기의 처리법과 더 나은 순환구조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을 만났다. 모두가 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은 작은 실천이었다. 이 가운데 서울시 한 자원회수시설 관계자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안일하고 무분별하게 쓰레기를 버리고 있는지 그 실태를 알 수 있었다. 서울시에 있는 자원회수시설은 4곳으로 강남 노원 양천 마포구에 자리하고 있다. 이 시설들은 관할 구역의 쓰레기들이 유입되면 물기 등 제거를 위해 2~3일 건조 과정을 거친 후 분쇄해서 소각로에 쓰레기를 넣고 고온으로 태운다. 쓰레기를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한 열로 증기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고 한전에 전기를 팔아 서울시 매출로 이어진다. 서울시는 이 수익으로 자원회수시설 인근 주민들을 위한 복지, 근린생활시설들을 만들고 있다.

사진=서울시 자원회수시설 홈페이지, 연합뉴스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 강남 마포 노원 자원회수시설(사진=서울시 자원회수시설 홈페이지, 연합뉴스)

■ 하루 수백만톤 쓰레기, 자체점검하지만 실질적 대안은 미비

이처럼 운영되는 서울시 자원회수시설 중 한 곳서 근무하고 있는 관계자는 생활쓰레기만 받아도 하루 700만톤 분량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워낙 무분별하게 담긴 쓰레기봉투 때문에 고충이 많다고 토로한다.

이 관계자는 “우리 자원회수시설에는 종량제 봉투에 담긴 생활쓰레기만 들어온다. 하루 700만톤에 이르는데 종량제 봉투에 담을 수 있는 폐기물 규정을 지켜서 쓰레기를 버리는 이는 거의 없다”면서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 등을 일일이 분류할 수 없어 100% 소각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민들이 버리는 생활 쓰레기를 주민감시원이 구성돼 있고 반입되는 쓰레기들 중 무작위로 선정해 성상 검사를 한다고 설명한다. 전량을 다 살필 수 없기에 주민감시원들이 일부 쓰레기 성상검사를 하고 음식물 쓰레기나 재활용 쓰레기가 나올 경우 각 구에서 가져온 종량제 봉투를 수거하는 외주업체들의 쓰레기 반입 정지 조치를 내리는 방식이다. 외주업체들은 구청에서 고용한 업체들로 원칙상 해당 업체에서 성상검사를 해야 하지만 쓰레기양이 워낙 많기에 일일이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언뜻 생각해봐도 종량제 봉투 하나하나를 모두 검사할 여력은 없어 보이는데 소위 ‘복불복’으로 검사에 누락된다면 해당 업체는 3일씩, 5일씩 쓰레기 처리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한 부담은 해당 업체가 떠안게 되는데 씁쓸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결국 시민들이 안일하게 생각하고 버린 쓰레기들이 쓰레기 처리를 곤란하게 만드는 것이다.

더욱이 앞서 밝힌 과정을 통해 쓰레기 부적정 조치가 내려지더라도 일단 자원회수시설에서는 문제의 쓰레기를 어쩔 도리가 없어 되돌려보내는 대신 소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당일 적발된 쓰레기는 소각장으로 보내고 차후 기준에 따라 반입 일수를 제한한다는 것이다. 또 이 자원회수시설에서 하루 처리할 수 있는 양이 700만톤일 뿐 그보다 더 많이 나와 반입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일일 한계치를 넘긴 업체의 잔여 쓰레기는 매립지로 향한다. 무분별하게 뒤섞였을지도, 혹여 유해물질이 있을지도 모르는 쓰레기들이 땅 속에 묻히게 되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어쩔 수 없이 소각, 매립지로 향하는 쓰레기…결국 시민의식 문제

한계치를 넘어서 매립지로 향하는 쓰레기들, 무엇이 들어있는지 모르면서도 소각해야 하는 시설의 사정은 환경문제 우려가 불거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서울시 자원회수시설 홈페이지에는 대기측정결과, 수질측정결과, 법정검사결과, 다이옥신연속시료채취 측정결과, 굴뚝자동측정시스템 등 메뉴를 만들어 연단위 배출량 및 점겸 결과를 볼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지만 정체 모를 물질들이 타들어갈 때 배출되는 유해물질이나 가스의 가능성에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 이에 대해 자원회수시설 관계자는 “소각과정에서 배출되는 가스들은 환경부가 정한 법정 기준 10% 이하로만 배출되고 있다”면서도 “솔직히 무엇이 타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니 완벽하게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버리는 사람은 모를 것이다. 하지만 그 하나의 쓰레기가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점을 시민들이 알고 규정을 지켜나가려는 노력, 쓰레기양을 줄이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결국 자원회수시설 내에서 고온에 소각되는 쓰레기, 양이 넘쳐 매립되는 쓰레기 어느 것 하나 위험요소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는 실정. 그리고 쓰레기의 여정 시작에는 시민들이 있다. 시민들이 환경을 위한 의식을 제고하고, 쓰레기를 줄이겠다는 신념으로 종량제 봉투를 채운다면 이러한 위험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환경 단체들이 쓰레기를 줄이는 것, 분리수거를 잘하는 것이 환경을 지켜나가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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