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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항공사들의 마일리지 약관 개정에 대해 약관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항공사들은 2008년 마일리지 약관을 개정해 소멸시효를 10년으로 제한했고 올해 항공사 마일리지 소멸시효가 시작됐다.
16일 국회와 공정위 등에 따르면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항공사 마일리지 소멸시효에 대한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 질의에 "현재 항공사 마일리지 약관상 유효기간 조항 등이 약관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두고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조 위원장은 "약관의 부당성 여부에 대한 검토와 더불어 최근 실시한 연구용역 결과를 참고해 이른 시일 내에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도 했다.
공정위는 올해 초 항공사 마일리지 제도의 전반적인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던 바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외부 연구용역을 시행했고 최근 결과물을 제출받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공정위가 조사 중인 '약관법 위반 혐의'는 제재를 염두에 두고 있기에 단순한 제도 개선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사안에 따라 소비자 권익을 침해했다고 판단될 경우 시정명령과 고발 등 조치도 가능하기에 항공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정위는 항공사가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10년으로 설정해 놓고도 시효 정지가 가능한 상황에 대한 내용을 약관에 전혀 넣지 않고 발권 후 10년이 흐르면 무조건 시효가 지난 것으로 처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진다. 마일리지 사용 여건이 제한적이고 이용자가 마일리지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시효가 계속 흐르게 하는 것은 문제라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실제 마일리지를 쓰려면 일정 수준 이상 적립이 돼야 가능하지만 제대로 마일리지를 써보기 전에 마일리지가 소멸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대한 구제책이 없다는 점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공정위는 마일리지와 현금을 함께 써서 항공권을 구입하게 하는 '복합결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항공사들이 마일리지 좌석을 별도로 할당하지 않고 고객은 자유롭게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게 하고, 마일리지와 현금을 함께 써서 항공권을 살 수 있도록 함으로써 마일리지 사용 범위를 넓힌다는 취지다.
다만 공정위는 가급적 항공사들에 마일리지 소멸시효와 관련한 약관을 개선하도록 자진시정을 유도할 방침도 세우고 있다. 앞서 항공사들은 2008년 약관 개정을 통해 마일리지 소멸시효를 만들 때 당초 5년으로 설정하려다 10년으로 늘렸는데, 이 과정에서 공정위의 의견도 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항공 마일리지 유효기간과 관련된 약관 내용은 과거 공정위 심의를 거쳐 유효함을 인정받은 바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