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김범석 의장(사진=쿠팡)
업계에선 쿠팡이 2분기 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쿠팡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즉답을 피하고 있다. 최근 거래액은 확연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마케팅 투자로 인해 곳간이 서서히 비어가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상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쿠팡의 나스닥 상장이 이르면 올해 2분기 이뤄질 것이라며 기업 가치는 약 300억 달러(약 32조8400억원)라고 보도했다.
정작 쿠팡 측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국내 업계에서는 여러 근거를 들며 이들의 나스닥 상장설에 무게 더하고 있다.
먼저 지난해 쿠팡의 거래액이 전년 대비 41% 성장하면서 매출 성장세를 확연하게 보인 것도 나스닥 상장설 근거가 되고 있다. 특히 앱 사용자도 지난 2019년 12월 1287만 명에서 작년 12월 1543만 명으로 증가하면서 거래액만큼 시장 지배력도 상당히 증가한 모습이다.
이처럼 성장세가 가파를 때 투자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쿠팡은 기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비전펀드 등에서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했다. 그러나 이 비전펀드는 지난 2019회계연도(2019년4월1일~2020년3월31일)에 1조9000억엔(21조6300억원)의 손실을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쿠팡이츠와 택배 사업자 면허 재발급 등에 추가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기존 투자처를 통한 추가 투자 유치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11번가가 아마존과 손을 잡는 등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구도까지 가시화되면서 글로벌 여력 확충에 나설 때가 됐다는 게 전문가 등의 시각이다.
무엇보다 국내 정치권이 내놓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이들의 글로벌 진출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는 법 개정을 통해 대형 마트와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 집중된 규제를 e커머스(전자 상거래) 업계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골목 상권과 중소상공인 매출 감소를 우려해 대형마트, 복합쇼핑몰에 이어 이커머스에도 영업시간 제한 등 규제를 검토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로켓배송 등 쿠팡 특유의 서비스가 원활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쿠팡은 글로벌 확장을 위해서도, 사업 확장에 필요한 안정적인 자금 공급을 위해서도 나스닥 상장을 서두를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또 쿠팡이 나스닥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 확충에 성공하고 나면 매물로 나온 요기요를 인수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이들은 쿠팡이츠로 배달음식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이 점유율 90%를 차지한 상황에서 시장 주도권을 잡기에 어려움이 많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약 2조원에 시장 매물로 나온 요기요를 인수하면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꾸준히 쿠팡의 요기요 인수 가능성에 대해 거론되고 있지만 쿠팡 측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사내에서는 한 번도 언급된 바 없으며 외부에서만 들려오는 이야기다. IPO도 꾸준히 추진 중이며 적절한 때를 기다리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