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크래프톤)
크래프톤이 넥슨과 넷마블에 뒤이어 전 직원 연봉 2000만원 인상이라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리면서 게임업계에 파문을 남겼다. 3N이라 불리는 국내 대표 게임사보다 2배가 넘는 금액이었기 때문에 더욱 화제가 됐다.
그런데 논란이 되고 있는 ‘포괄임금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사실상 ‘공짜 야근’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연봉 인상안이 포괄임금제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초 이와 관련된 항의글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오기도 했다.
포괄임금제는 연장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을 근로시간과 상관없이 기본급에 포함하거나 수당을 시간별로 계산하지 않고 정해진 금액으로 일괄 지급하는 제도다.
이 제도에 따르면 기업은 실제 근무시간을 측정하기 어려운 경우 일정 시간을 초과근무한 것으로 간주한다. 모든 직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관리 차원에서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일부 기업들이 포괄임금제를 악용하기 시작하면서 직원들의 반발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추가로 근무한 만큼 돈을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른바 공짜 야근을 일삼는 수단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이에 대법원은 지난 2010년 판결을 통해 근로시간을 계산할 수 있다면 실제 일한 시간대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포괄임금제 요건을 제한했다. 이후 3N을 비롯해 스마일게이트, 펄어비스 등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포괄임금제를 폐지했다.
하지만 크래프톤은 여전히 포괄임금제를 고수하는 중이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지난달 25일 사내 소통 프로그램을 통해 “포괄임금제는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크래프톤 같은 게임 회사는 컨베이어 벨트로 돌아가는 공장 회사가 아니다”라며 “게임업은 주어진 시간대로 일하는 게 아니어서 근무시간을 정확하게 서로 체크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즉 포괄임금제에 따른 근로방식이 경영진의 철학과 곧 맞닿아 있는 것이다. 파격적인 연봉 인상이 직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것인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회사 기조에 따라 포괄임금제가 꽤 오랜 시간 유지될 것이라는 사실은 확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