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쌍용1차아파트 전경 (사진=네이버 부동산)
건설사들이 남산타운 등 굵직한 리모델링 사업지 등에서도 과도한 경쟁은 피하고 전략적 제휴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리모델링 사업의 전초전이라고 불린 가락쌍용1차 아파트에서 출혈 경쟁이 일어나지 않으면서다. 이 사업지는 당초 쌍용건설 컨소시엄과 포스코건설의 경쟁 입찰이 예상됐지만 포스코건설이 막판 쌍용건설 컨소시엄에 합류하면서 단독 입찰로 마감됐다.
5일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이 공사 난이도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라며 "사업마다 다르겠지만 굳이 건설사들이 출혈을 감수하면서 경쟁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과도한 출혈 경쟁에 시공사가 손해를 볼수록 사업이 지진부진하는 등 조합 입장에서도 바람직한 상황이 나오기는 힘들다. 조합 입장에서나 시공사 입장에서나 과한 경쟁은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에 총공사비 1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남산타운 리모델링 사업에도 건설사들의 합종연횡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지난 2월 23일 남산타운 리모델링 준비위원회가 구성된 뒤 대형 건설사들이 앞다퉈 리모델링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기원하는 현수막을 걸었다. 그러나 가락쌍용1차아파트 등 리모델링 시장의 흐름을 봤을 때는 리모델링 사업에서 건설사들의 과도한 출혈 경쟁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최근 리모델링 사업 최대어로 꼽힌 가락 쌍용1차아파트 시공사 입찰에서 리모델링 강자인 쌍용건설과 포스코건설은 경쟁을 피했다.
지난 1일 가락쌍용1차아파트 시공사 입찰에서 쌍용건설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수의계약이 이뤄질 전망이다.
추정 공사액만 7000억원인 해당 사업지에는 쌍용건설이 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과 손을 잡고 포스코건설과 수주계약을 다툴 것으로 보였지만 포스코건설이 입찰 마감 직전에 입찰을 포기하고 쌍용건설 컨소시엄에 합류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이번 가락싸용1차아파트 시공사 입찰에 쌍용건설 컨소시엄과 손을 잡은 것에 대해 "리모델링 최대 규모 사업지인 만큼 빠른 사업 진행을 위해서 컨소시엄을 이뤘다"면서도 "자체적으로 리모델링 전담부서가 있는 만큼 향후 리모델링 사업지에도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할 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이처럼 건설사들은 최근들어 사업성이 괜찮은 리모델링 사업에 나서고는 있지만 여전히 리모델링 시장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2000년 업계 최초로 리모델링 전담팀을 꾸린 쌍용건설과 2020년까지 주택리모델링 누적 수주실적 1위를 달성한 포스코건설 정도를 제외하고는 리모델링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건설사는 없다.
시공능력평가 1위와 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도 1707가구에서 1963가구로 바뀌는 서울시 성동구 금호벽산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 컨소시엄을 이뤄 단독으로 참가했다. 업계 1위와 2위를 다투는 대형 건설사들 역시 출혈 경쟁은 최대한 피하면서 리모델링 시장 상황을 살피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