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허윤홍 대표이사 (자료=GS건설)
허윤홍 대표가 있끄는 GS건설이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 영업이익률과 수주 실적 모두 개선세를 보이며 현대건설, 대우건설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 전략적 차별화에 성공했다. 허 대표의 브랜드 전략이 대규모 정비사업 수주에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2분기 영업이익률 5.1%는 대우건설(3.6%), 현대건설(2.8%)을 앞섰고, 수도권 정비사업 기반의 신규 수주도 8조원에 근접하며 내실과 성장성을 모두 확보한 모습이다.
다만 전체 수익성 측면에서는 HDC현산이 2분기 영업이익률 6.9%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GS건설은 30일 올해 2분기 및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 회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23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8% 늘었다. 특히 2분기 영업이익률은 5.1%로 현대건설(2.8%), 대우건설(3.6%)을 모두 웃돌았다. 매출은 6조259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7% 줄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두각을 나타냈다.
무엇보다 신규수주는 8조원대에 육박한다. 최근 잠정 공시를 완료한 3사 중 가장 많은 수주를 기록한 것. 수도권 중심의 정비사업과 리뉴얼한 '자이(Xi)' 브랜드 파워가 실적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다. 대규모 정비사업 수주가 실적에 직접 반영되며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증권가에선 "고수익 정비사업과 원가 절감 효과, 브랜드 시너지까지 더해져 구조적인 수익성 개선이 이뤄졌다"며 "기대치를 30~50% 웃도는 영업이익으로 하반기 흐름도 긍정적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 상반기 '수익성 강화'…정비사업·주택사업 집중 전략
GS건설의 2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1621억원, 영업이익률은 5.1%에 달해 증권가 컨센서스(1065억~1324억원)를 30% 이상 상회하며 '어닝 서프라이즈'에 성공했다.
상반기 신규수주는 7조8857억원. 이는 연간 목표치의 55%를 조기 달성한 금액이다. 이 중 도시정비사업 수주액만 6조4391억원에 달한다. 봉천14구역, 복산1구역, 신림1재정비 등 수도권 중심의 사업지 확보와 브랜드 파워 강화가 GS건설 실적에 실질적인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주택부문은 2분기 매출 2조1484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6.9% 늘었다. 플랜트부문도 3407억원으로 20.1% 성장했다.
28일 허윤홍 GS건설 대표(오른쪽)와 Lucian Boldea(루시안 볼데아) 하니웰 IA CEO가 플랜트 분야 업무 협약(MOU)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GS건설)
■ 현대·대우는 안정성, HDC는 수익성…GS는 실속 있는 반등
GS건설은 2분기 영업이익률 5.1%를 기록하며 현대건설(2.8%)과 대우건설(3.6%)을 앞섰지만, HDC현대산업개발(6.9%)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만 외형적 규모와 수주 실적 등에서는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며 안정성과 성장성을 겸비한 성과로 평가된다.
대우건설은 상반기 기준 5.4%의 영업이익률로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지만 2분기 순이익 적자 전환 등 불안 요소도 있다. 현대건설은 고수익 신사업에 집중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고 있으나 단기 수익성에서는 주춤한 모습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분기 영업이익률 6.9%로 업계 최고를 기록하며 GS건설을 제치고 수익성 1위 타이틀을 차지했다. 서울원 아이파크 등 고마진 자체사업의 실적 반영과 원가율 개선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 하반기 승부수는 '정비·해외 신사업'
하반기에는 GS건설은 정비사업 원가 경쟁력 강화와 신규 분양 확대에 방점을 찍는다. 특히 수도권 정비사업에서 추가 수주를 노리며 연간 목표 초과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키움증권 신대현 연구원은 "GS건설의 하반기 예정돼 있는 주택부문의 대규모 도급 증액은 부재하기 때문에 상반기 대비 건축 및 주택 부문의 매출총이익률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현대건설은 해외 대형 플랜트와 인프라 프로젝트의 실적 반영, 수소·원전 등 신사업 성과 가시화를 통해 전통 건설사를 넘어서는 포트폴리오 전환을 노린다. 대우건설은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고 있다. 중남미·아프리카 등지의 해외수주 확대를 비롯해 원가율 관리, 재무 건전성 확보가 주요 과제로 꼽힌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원 아이파크 등 고수익 자체사업의 매출 본격화, 파주 메디컬클러스터 등 신규 복합개발 착공을 통해 수익성과 성장의 두 마리 토끼를 겨냥하고 있다. 정비사업 수주 확대와 자체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며 실적 모멘텀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에도 주택, 건축 원가율 개선 모멘텀과 함께 원전, 수소 등 신사업의 실적 가시성이 확대되면서 실적 회복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건설업계의 포트폴리오 경쟁은 이제 본격적인 수익성 싸움으로 전환됐다"며 "수도권 정비사업 강자들과 해외 수주, 신사업 전략이 향후 기업 가치의 판도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