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간담회에서 설명하는 은성수 금융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밝혔다. 개인들도 ‘대주서비스’를 이용해 공매도에 참여해 신뢰를 바탕으로 투자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다.
한국거래소는 내달 3일 공매도 재개에 맞춰 “불법공매도 적발 강화를 위한 감시체계를 본격 가동한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공매도 특별감리단’을 신설하고 모니터링·적발 시스템을 구축을 시행한다.
한국거래소는 공매도 위반 점검 강화 목록으로 ▲회원의 의심거래 점검 의무 신설 ▲불법 공매도 점검주기 단축 ▲테마감리 강화 ▲이상종목 감시 강화 등이다.
게임스톱 로고 (사진=게임스톱)
■자본괴물 VS 개미의 싸움...‘게임스톱’
비디오게임 유통 체인 게임스톱의 ‘공매도’사건으로 헤지펀드들의 손실은 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스톱은 ‘비디오 게임팩’을 판매·유통한다. 게임스톱은 주가가 상승하자 고평가됐다고 판단한 펀드사들의 공매도 타겟이 됐다. 이를 대응해 개인투자자들이 인터넷상에서 합심해 공격적인 대량 매수로 게임스톱의 주가 폭등을 이뤄냈다.
게임스톱 사태는 기관투자자들이 주식시장 거래에 우위를 점하는 것이 개인투자자들의 오래된 불만이라는 것을 시사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4일 보고서를 통해 “5월 공매도 부분 재개시 공매도 재개종목을 중심으로 미국 게임스톱 사태와 같은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상황으로 미뤄볼 때 개인의 공매도 불신이 크고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어 있는 국내 환경을 감안할 때 유사사례 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매도는 일부 작전세력이 외국인·기관 대 개인 구도를 이용해 시세 조종 등 불공정 거래행위에 악용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 공매도 투자 차등 적용 한도 (자료=뷰어스DB)
■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정보력과 자금력이 막대한 외인·기관과 비교해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거래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교육이수를 통해 개인들에게 공매도 투자 위험성을 알린다고는 하지만, 거래금액을 신규 투자자에게 3000만원으로 제한한 것은 공정한 게임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일부 공매도 재개라고 표현하지만 코스피200, 코스닥150은 전면 재개와 다름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공매도 재개에서 제도가 개선됐으나 늘어난 ‘대주서비스’만큼 시장이 커지면 전과 같은 문제점은 또다시 반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인투자자 공매도 거래 제도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분명하다”며 “공매도를 무조건적으로 폐지하라는 것이 아닌 ‘공정한 투자 환경’이 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특히 ‘외인과 기업’에게 여전히 유리한 공매도 제도는 문제가 있다고 내다봤다.
한투연은 이번 공매도 제도 개선점으로 ▲무결점 무차입 공매도 적발시스템 가동 ▲공매도 의무상환 기간 60일 동일 설정 ▲개인 신용과 동일하게 외인·기관 공매도 증거금을 현행 105%에서 140%로 상향 ▲대차거래 전산화에 외국인 포함 및 수기 병행 금지 ▲불법 공매도 점검 주기를 1개월에서 1일로 변경 (시간 중 또는 당일 마감 후 적발) 등을 제시했다.
정 대표는 “지난 1년 2개월 동안 공매도의 가격발견 기능과 유동성 기능 없이도 주식시장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공매도 재개로 인한 차명계좌·하락쓰나미 등의 문제는 고스란히 2030세대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