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사업은 접고 생활가전(H&A사업본부)에 투자를 대폭 늘린 LG전자가 성과를 보이고 있다(사진=LG전자)


모바일 사업은 접고 생활가전(H&A사업본부)에 투자를 대폭 늘린 LG전자가 성과를 보이고 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미국 월풀 등 경쟁사를 제치고 생활가전 실적 글로벌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 전망이다.

오는 7월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부 철수를 앞둔 LG전자가 오늘부터 스마트폰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이들의 마지막 스마트폰은 임직원 대상으로 제한 판매를 계획하고 내놓은 LG벨벳2 프로다. LG전자는 지난 31일 LG벨벳2 프로를 임직원몰에 3000대 한정으로 판매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구매를 원하는 직원들이 대거 몰리면서 시스템이 마비돼 판매 시기는 무기한 연기됐다.

실적 저조로 철수하는 LG전자 스마트폰이 뒤늦은 인기몰이 중인 것이다. 해당 제품이 워낙 뛰어난 스펙으로 제조된 영향도 있지만 LG전자가 사업부 철수 뒤에도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나 사후 서비스(AS) 등을 몇 년 간 유지하겠다고 밝힌 탓도 있다.

이번 신제품뿐만 아니라 시장에 남은 재고도 가격을 크게 낮춰 판매량을 올리고 있다. LG 벨벳의 경우도 50만원에서 최대 70만원까지 공시지원금이 상향돼 재고 정리에 어려움은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실적부진 원인으로 꼽혔던 MC사업부 철수도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LG전자는 생활가전 실적에 날개를 달았다.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하면서 생활가전 사업 투자를 전년 대비 40% 늘린 영향이다.

LG전자 생활가전 사업부는 지난 1분기 생활가전 매출 6조7081억원, 영업이익 9199억원이라는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증가한 미국 가전 수요를 잡기 위해 연초에는 미국 테네시주 세탁기 공장에 230억원 규모의 설비 증설을 결정했다.

이 같은 공격적 투자 결과로 LG전자는 지난 1분기 글로벌 생활가전 기업 월풀을 앞질러 1위 자리에 올랐다. 증권가는 LG전자가 2분기에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매출액 6조9140억원, 영업이익은 8170억원이 될 것이라고 LG전자 생활가전 실적 전망치를 내놨다. DB금융투자는 매출 6조8560억원, 영업이익 7540억원으로 예상했다.

국내외 증권업계 월풀의 2분기 실적 추정치는 매출 50억달러(5조6000억원) 가량이다. 업계 예상치로만 따지면 LG전자는 2분기에도 월풀보다 1조원 이상 높은 매출로 1위 자리를 지켜낼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집콕 수요에 이른 더위까지 겹치며 6월 에어컨 매출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LG전자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벌써 성과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