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삼성물산 오세철 대표와 현대건설 윤영준 대표(사진=각사 제공)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이 각각 해외수주와 도시정비사업에서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3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이날까지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12조54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 특수와 저유가 흐름이 이어지면서 발주 자체가 줄어든 탓이다.
건설업계의 전반적인 해외 부진 속에 삼성물산이 치고 나갔다. 삼성물산은 이날까지 3조6080억 규모의 해외 수주 실적을 냈다. 작년 연간 수주액 3조2650억원을 이미 뛰어넘는 수주 잭팟을 터트렸다.
■삼성물산, 해외 수주 '왕의 귀환' 이번엔 이뤄질까
삼성물산은 3건의 초대형 프로젝트 수주로 성과를 냈다. 지난 3월에만 ▲카타르 LNG 수출기지 건설공사(1조8500억원 규모) 단독 수주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이 발주한 싱가포르 지하철 크로스아일랜드 라인 CR112 프로젝트(5000억원 규모)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 제3터미털 공사(1조2400억원) 등 굵직한 사업을 신규 수주했다.
삼성물산의 잇따른 해외 수주 낭보에 '왕의 귀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물산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50억달러 이상을 수주했다. 특히 2013년에는 해외 신규 수주만 15조1329억원을 달성했다.
삼성물산은 2016년 마지막으로 해외수주액 1위를 차지한 뒤 2017년 8위로 밀리는 부침을 겪기도 했다. 이후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4년만에 해외수주 선두탈환이 유력했으나 막바지에 삼성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연달아 신규 수주 소식을 전하면서 3위로 밀렸다.
다만 삼성물산은 해외 수주에 있어 리스크가 큰 투자개발사업에는 별다른 실적이 없다. 수주 물량이 EPC(설계‧조달‧시공)에 몰려있으며 '하이 리스크·하이리턴'으로 꼽히는 투자개발사업은 최대한 피한 모양새다. 안정성을 추구하면서도 이 같은 성과를 낸 것이다.
올해 삼성물산의 해외수주 1위를 속단할 수 없겠으나 삼성물산의 매년 감소한 수주잔고 등을 고려했을 때 신규 사업 수주를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글로벌 파트너십과 축적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질 좋은 프로젝트 수주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해외 투자개발사업 수주 방향성과 관련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투자개발사업의 경우 코로나19 등으로 리스크가 여전해 아직까지는 나서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도시정비의 압도적 강자..소규모 정비사업에서도 역량 발휘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 2위에 자리한 현대건설은 올해 도시정비 사업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날까지 도시정비 사업부문에서 1조7898억원의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의 올해 1분기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6968억원으로 8390억원을 기록한 대우건설에 밀렸다. 그러나 이후 무서운 속도로 수주를 쌓아갔다. 지난달 24일 4246억원 규모의 전주하가구역재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한 게 대표적이다.
이달 1일에는 광명제11R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수주했다. 공사비 규모는 4979억원이다.
현대건설의 도시정비사업 수주는 대형건설사들이 노리는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 소규모 재건축은 물론 리모델링과 가로주택정비 사업 등 다양한 방면에서 수주 실적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각종 규제로 서울 및 수도권의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이 많이 사라지자 이에 대비한 움직임을 보였다. 리모델링 시장 성장에 대비해 태스크포스로 운영되던 리모델링팀을 정식부서로 격상했다.
지난 1월 2280억원 규모의 용인 수지 신정마을9단지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는 등 성과도 있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리모델링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전담 부서를 꾸렸다"며 "사업성이 좋다면 최대한 입찰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