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삼성물산 오세철 사장(왼쪽)과 사드 빈 셰리다 알카비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회장이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공사 패키지2 LOA에 서명하고 있는 모습(사진=삼성물산)
국내 건설업계가 지난해 목표로 한 해외 수주 300억 달러 돌파에 성공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해외 수주 목표치 달성에 경고등이 켜지기도 했지만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목표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특히 5년 만에 해외수주 왕좌를 차지한 삼성물산의 공이 컸다.
5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지난해 해외 수주 계약액이 69억685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53% 이상 증가한 수치다.
삼성물산의 해외 수주 호실적은 국내 건설업계 해외 수주액 증가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국토부와 해외건설업계 등은 지난해 해외건설수주액 목표로 2년 연속 300억달러 돌파를 제시했다. 그러나 3분기까지도 목표치 달성이 불투명했다. 3분기 누적 수주액은 173억8000만달러로 남은 4분기에만 130억 가량을 올려야 300억 달러에 도달할 수 있었다.
삼성물산이 막판 저력을 발휘했다. 연말에 22억7000만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초고압 직류송전(HVDC)망 구축 프로젝트의 EPC(설계·조달·시공) 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주 잭팟을 터뜨렸다.
다른 대형건설사들도 앞다퉈 해외 수주 낭보를 전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최종 해외건설수주액은 306억 달러로 목표치인 300억 달러를 상회했다.
삼성물산이 지난해 국내 건설업계 해외건설 수주액 전체 실적에 차지하는 비중은 23% 가량이다.
2021년 국내 건설사 해외수주 실적(그래픽=정지수 기자)
삼성물산은 이 같은 수주 실적으로 지난해 국내 건설사 해외 수주 계약액 1위를 차지했다. 삼성물산이 해외 수주액 1위를 차지한 것은 2016년 이후 5년 만이다. 삼성물산은 2016년 51억1184만달러의 수주액을 쌓으며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삼성물산의 해외수주 실적은 2017년에 악화됐다가 회복세를 보였다. 삼성물산이 2017년 기록한 해외수주 실적은 15억달러였다. 이후 ▲2018년 34억달러 ▲2019년 22억달러 ▲2020년 45억달러 등을 기록했다.
지난해 삼성물산의 해외 수주 실적은 다른 대형건설사의 수주 감소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성과다.
삼성엔지니어링은 35억6101만달러로 삼성물산 다음으로 많은 수주액을 기록했으나 전년 대비 53% 감소한 수치를 나타냈다. 현대건설도 33억8927만달러로 수주 3위에 올랐으나 수주액은 전년보다 47.5% 감소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수주 호실적 배경에 대해 "타깃 시장과 상품에 대해 지속적으로 현지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플레이어와 폭넓은 협력관계을 구축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